[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눈을 맞으며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이날 "김정은 동지가 몸소 백마를 타고 백두산정에 올랐다"며 "군마행군 길은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언제 백두산에 올랐는지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함께 백두산에 오른 수행원에 대해서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동행했다"고만 짧게 설명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
김 위원장이 특별히 어떤 메시지를 내놨는지도 전해지지 않았다. 대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우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백두산에서) 전투적 행로들과 격변의 나날들을 뜨겁게 새겼다"며 "또 다시 용기 충전해 넘어야 할 혁명의 준령들을 안아보는 듯 첩첩히 늘어선 산발들을 굽어봤다"고 선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백두산에는 그 어떤 위협과 유혹에도 추호의 양보와 타협을 모르는 김정은 동지의 전설적인 기상이 빛발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백두산 입구에 자리 잡은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도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義捐·사회적 공익이나 자선을 위해 돈이나 물품을 낸다는 의미)이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
김 위원장은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어야 한다"며 "적들이 배가 아프게, 골이 아프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바래서도, 그 어떤 유혹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된다"며 "오직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두산과 삼지연군은 북한이 혁명의 성지(聖地)로 선전하는 곳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종전까지 중대한 정치 결단이 있기 전 이곳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말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 삼지연군을 방문했다. 또한 2014년 말 백두산 방문 직후 이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용의를 피력한 바 있다. 남북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18년을 앞두고 2017년 12월에도 백두산에 오른 바 있다.
이 같은 선례에 근거,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이 북미실무협상 결렬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협상이 다시 교착국면에 접어들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무력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짐에 따라 내부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현지 지도에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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