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후 회담장을 떠났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와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왼쪽)와 함께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2019.10.16.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주당 측은 시리아 침공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만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민주당 소속의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와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삼류 정치인"이라고 칭했다고 알렸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말하기 슬프지만,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붕괴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 초반부터 많은 공화당원들이 자신의 철군 결정을 비판하는 결의안에 찬성을 던졌다는 사실에 화가 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평정심을 잃은 상태였고 "그 회의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미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북부에 주둔하던 자국 군대를 철수하기로 한 결의안이 찬성 354 대 반대 60의 큰 격차로 통과됐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펠로시 의장이 회의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난폭해지면서 자리에 남은 공화당 지도부가 대통령과 생산적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터키가 쿠르드족 퇴치를 위해 시리아 북부를 침공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군대 철수를 지시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함께한 쿠르드 반군을 사지에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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