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보톡스 균주의 출처를 두고 치열한 분쟁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미국, 유럽에 이어 캐나다로 진출하게 된 반면, 메디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톡신을 폐기하라는 처분을 받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누시바'(Nuceiva)(한국명 나보타)라는 이름의 보툴리눔 톡신을 캐나다에 공식 출시했다. 앞서 지난 5월 '주보'(Jeuveau)로 미국에 출시하고, 올해 9월 '누시바'(Nuceiva)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한 후 세번째 쾌거다.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
누시바의 캐나다 현지 판매는 대웅제약의 독점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협력사 클라리온 메디컬이 맡는다. 클라리온 메디컬은 온타리오에 본사를 둔 대형 의료기기 전문회사다. 현지 미용성형 시장에서 강력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클라리온 메디컬은 지난 9월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클라리온 전문가의 날'(Clarion's expert day)를 열고 누시바의 캐나다 발매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캐나다는 미국처럼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3개밖에 없고 그 제품들이 시장에 나온지 10년이 넘었다"며 "우수한 품질과 현지 파트너사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의약품 선진국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메디톡스는 악재를 맞았다. 메디톡스는 수출용 제품 일부가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회수·폐기 명령을 받았다.
메디톡스 전 직원이었던 A씨는 메디톡스가 2017년 오송 3공장을 신설하면서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이 품질검사에서 부적합 결과가 나오자 자료를 조작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와 식약처에 제보했다. 식약처는 8월 말 메디톡신의 검체 수거와 검사를 진행했다.
메디톡신 [사진=메디톡스] |
식약처는 내수용 제품은 문제가 없지만, 수출용 일부가 역가와 함습도가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했다. 역가는 의약품 용액의 세기를, 함습도는 제품 속 습기를 의미한다. 즉, 수출용 메디톡신 일부가 의약품 효과가 떨어졌고 기준치가 넘는 습도를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다.
식약처는 'TFAA1601', 'TFAA1602', 'TFAA1603' 등 오송 3공장의 3개 배치에 해당하는 제품에 회수 처분을 내렸다. 메디톡스는 이들 중 유통기한이 오는 10월 18일까지로 아직 남아있는 'TFAA1601' 제품을 수거 및 파기하기로 했다.
파기되는 제품은 총 11억3000여만원 규모로 지난해 메디톡스 매출액의 0.55%에 해당한다.
메디톡스는 "현재까지 이 제품과 관련해 접수된 불만접수는 없으나 법적 절차에 따라 손해배상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FAA1602', 'TFAA1603' 등 2가지는 각각 유효기간이 10월 5일, 11일로 이미 만료돼 시중에 유통된 물량에 한해 회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수출용 제품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식약처는 내수용 제품도 추가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기존 생산 제품에도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제조단위도 검사해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며 "오송 제3공장 제조단위 목록을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조치사항에 긴밀히 협조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