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5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1시간 30분간 쿠르드족을 겨냥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 문제에 관해 논의를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2019.10.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펜스 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쿠르드 민병대원들이 ‘안전지대’에서 철수하도록 하기 위해 터키가 5일간 시리아 북부에서 완전히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터키는 시리아 동북부를 점령하고 있는 쿠르드족과 그 민병대(YPG)를 몰아내고 ‘안전지대’를 설치, 터키가 수용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이주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 9일 전격 침공에 나섰다.
따라서 이 합의대로라면 터키가 비록 5일간의 휴전을 허용하더라도 시리아 동북부에서 쿠르드족을 축출하려던 목적을 그대로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과 터키는 공동 성명을 통해서도 “안전지대는 기본적으로 터키 군대의 관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미국 정부는 5일간의 휴전을 통해 쿠르드족이 이 지역에서 떠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명분을 확보하는 데 만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터키에서 대단한 뉴스가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터키군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시리아 북부 도시 라스 알 아인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최근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터키의 향후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터키 정부는 즉각 쿠르드족 축출을 위한 침공에 나섰다.
이에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함께 해온 시리아 쿠르드족을 사지로 내몰고, 중동의 힘의 균형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식, 지난 14일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터키와 쿠르드의 휴전 중재를 위해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터키에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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