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총력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TK 배수진을 치기로 하고 인재 영입에 꾸준히 공들여온 가운데 최근 TK 지역 예산과 정책과제를 점검하고 전폭적인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지지도가 최근 반등세를 보인 데 대해서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해찬 당대표는 지난 10일 민주당의 대표적인 험지로 분류되는 TK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경북도당과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대구·경북을 향해 "당에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전략 지역"이라며 "경북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와 소재·부품 산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올 상반기 경북에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지만 가장 큰 성과는 구미형 일자리 타결"이라며 "광주형 일자리에 이은 두 번째 상생형 일자리인 만큼 최대한 지원해서 활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8 leehs@newspim.com |
민주당은 인재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 전통적인 험지인 만큼 현 정부의 상징적 인물들을 '간판 선수'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공천 1호' 인사로 꼽히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불출마 의사를 밝히긴 했으나 당내 다수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수현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당이 계속 설득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김영문 관세청장 등이 회심의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대구·경북발전특위위원장을 맡은 김현권 비례대표(구미을 지역위원장)는 기자와 만나 "내년엔 당이 TK에서 전면전을 치른다"며 "'민주당이 제정신이냐'는 소리가 나올 만큼 당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6~7석의 지역구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TK에서 대구 수성구갑(김부겸 의원)과 대구 북구을(홍의락 의원) 2석을 갖고 있다.
김 의원은 "그간 '조국 국면'이 두 달 가까이 길어지면서 TK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아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제 조금씩 진정되는 추세다. 잘 추진하지 못했던 인재영입 등도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또 "인재영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선거 결과를 예상 못했지 않나. 겉으로는 보수 야당들이 굉장히 강하게 움직이며 극단적인 투쟁전술을 구사해 (민심이) 드러나지 않긴 하나, 실제 정치세력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대구 동구갑 지역위원장인 서재헌 상근부대변인도 최근 지역 민심 향방을 두고 "민심이 (조국 사태로 인해) 돌아선 부분은 있다"면서도 "내년 총선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진영 논리보다 지역을 위해 일하는 인재를 뽑고 싶다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민주당의 TK 지지도를 보면 인물에 따라 15~20%p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그만큼 출마 인물을 보고 선택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 지도부의 TK 챙기기에도 실제 총선 전망이 밝진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당의 '러브콜'에도 인재 영입 후보자들이 줄줄이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가뜩이나 험지인 TK 민심이 '조국 사태'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서 부대변인은 "인재영입이 전부는 아니다. 관료출신들이 훌륭하긴 하나 이곳 지역은 낙하산 공천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지역 정서를 고려해서 영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에선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 중반 밖에 안 된다. 문 정부 장관 출신이 이 지역에 내려온다고 하면 인기가 없다. 다만 '힘 있는 사람'이 대구·경북까지 내려온다는 데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대구·경북 총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부대변인은 "총선만을 위한 단기적 예산보다 좀더 중장기적인 사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5~10년을 내다보고 대구·경북을 위해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 역시 "실제 TK 지역에서 사람들은 지역 산업 전략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다"며 "구미형 일자리, 2차전지산업벨트 등 지원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대응조치로서 부품·소재 사업의 국산화 영역, 이와 관련해 지역 기반이 있는 중소·중견 기업들 지원방안 등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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