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가 성패는 'VC(벤처캐피털) 자본적정성' 논란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비인가 심사의 '키(Key)'를 쥔 외부평가위원회가 이를 문제 삼을 경우 기대와 달리 또 한 번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15일 마감한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전은 사실상 '토스뱅크' 단독 참여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토스는 이번 예비인가 재도전에서 해외 VC의 지분 참여를 대폭 줄이고 하나은행과 제일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을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토스는 상반기 예비인가 당시 '자본적정성' 문제에서 낙제점을 받은 전례을 감안한 최적의 안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본의 질(質)'이 썩 좋아지지 않았다는 시선도 제기됐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상반기 예비인가와 마찬가지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이슈다.
토스는 이번 예비인가 주주구성에서 VC의 상환전환우선주 비중을 줄이고 또 상당수 주주로부터 '상환권 포기 행사 약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한 금액을 중도에 빼지 못하도록 해 금융당국이 지적한 '자본유출 우려'를 해소했단 입장이다.
하지만 당국에서 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한 이후 자본확충 과정에서는 VC 주주들의 상환권 포기 약정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외평위 등에서 얼마든지 딴지를 걸고 넘어질 수 있는 문제인 셈이다.
토스뱅크 주주사 한 관계자는 "VC 관련 자본 우려를 감안해 상환권 포기 약정 등을 맺은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자본확충 과정에선 해당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뜸했다.
대주주 토스 역시 상환전환우선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토스는 자본금 129억원 중 96억원(약 75%)가 상환전환우선주로 구성됐다. 상반기 예비인가 당시 금감원과 외평위는 이 부분을 집중 문제 삼았고 결국 토스는 인터넷은행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본인가 후 원만한 영업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자본 증자 시 하나은행이 우선 참여하도록 주주사들과 협의한 부분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 역시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이 증자 시 우선 참여하도록 협의했지만 당국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현재 자본증자 시도가 번번이 실패해 6개월째 '개점 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현재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평가를 위한 외평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이 구성하는 외평위는 금융·법률·소비자 등 7개 분야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다.
현재로서는 '상반기 예비인가' 당시 외평위원들이 이번 예비인가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위원들의 전문성에 결격사유만 없다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심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평위원들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토스뱅크는 심사에 일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주주구성을 대폭 수정했다고는 하지만 대주주 비바리퍼블리카의 자체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금융권의 의구심은 여전한 탓이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경우 금융당국이 족집게 과외까지 해준 만큼 예비인가 획득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외평위 등에서 '자본적정성'의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볼 경우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해왔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