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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송정중 통폐합, 내 정책과 달라 취소"

기사등록 : 2019-10-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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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혁신학교 확대 정책과 배치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송정중학교(송정중) 통폐합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학부모의 반발, 서울시교육청의 추진 정책과 배치되는 점 등을 철회 배경으로 꼽았다.

조 교육감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송정중이 마곡2중학교가 신설돼도 통·폐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조 교육감은 자신의 정책 기조와 송정중 통폐합 계획이 배치됐던 점을 송정중 통폐합 계획 철회 이유로 들었다.

조 교육감은 "송정중 통폐합 결정은 지난 정부에서 학교 신설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연계해 추진하도록 했던 적정규모학교육성 정책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며 "종로 중구의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해 진력했던 저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과 배치됐다"고 말했다.

송정중은 2011년부터 혁신학교로 운영되다가 2019년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서도 "송정중 통폐합 결정은 미래교육의 선도적인 학교로서 혁신학교, 그중에서도 혁신미래자치학교를 확대하고자 하는 저의 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교육부 조건 미이행에 대한 후폭풍도 우려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의 '조건부 승인 미이행'으로 재정 손실 등 여러 가지 애로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최대한 상쇄하고자 하겠지만,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경민 기자]

다음은 송정중 유지 결정 관련 조 교육감 입장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특별시 교육감 조희연입니다.

그동안 송정중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을 말씀드리면서, 서울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먼저 결정을 말씀드립니다.

송정중학교는 (가칭)마곡2중학교가 신설되어도 통ㆍ폐합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혁신학교 및 소규모학교에 애정을 갖는 송정중 학생ㆍ학부모의 의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송정중 학생ㆍ학부모 중에는 신설되는 (가칭)마곡2중학교로 배정을 희망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희망 또한 수용하여 현재 송정중 1, 2학년 재학생이 내년 2, 3학년 진학 시 신설되는 (가칭)마곡2중학교 배정을 희망하는 경우 학교를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이렇듯 송정중 학생ㆍ학부모의 상반된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두 가지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먼저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과의 충돌 지점입니다.

돌이켜 보면 송정중 통폐합 결정은 지난 정부, 학교 신설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연계하여 추진하도록 했던 적정규모학교육성 정책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입니다.

저로서도 이미 결정되고 몇 년간 진행되어 온 정책 흐름을 갑자기 뒤집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송정중 통폐합 결정은 종로 중구의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해 진력했던 저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과 배치되었습니다.

저는 본질적으로 교육에서는 효율성보다 사람이 더욱 중요하며, 마을의 중심에 학교가 있으므로 최대한 소규모학교라도 지속해서 유지되도록 지원한다는 기본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통폐합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송정중 사안을 계기로 학령인구 급감 속에 학교 통폐합 기준을 교육부와도 협의하면서 타당하게 재설정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고민의 지점은 혁신학교 정책이었습니다.

송정중 통폐합 결정은 미래교육의 선도적인 학교로서 혁신학교, 그중에서도 혁신미래자치학교를 확대하고자 하는 저의 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송정중은 2011년부터 서울형 혁신학교로 운영되기 시작하여 2018년까지 지속되었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였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진행과정 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어려움을 딛고 송정중학교가 미래학교의 선도적 실험으로서 혁신미래자치학교를 잘 운영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이번 송정중 존치 결정으로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조건부 승인 미이행'으로 재정 손실 등 여러 가지 애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결정에는-최대한 상쇄하고자 하겠지만-그런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어떤 분은 한 학교의 통폐합 여부에 대해 왜 교육감이 직접 입장까지 밝히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그만큼 제가 학교 통폐합 문제를 학생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4년 이상 진행되어온 일을 되돌리는 것 또한 매우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송정중 존치 결정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보장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들이 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교육청과 송정중 구성원들, 교육공동체가 함께 슬기롭게 해결해나가기를 소망합니다.

끝으로 이번 송정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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