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세종시의 한 특수학교에서 교사가 장애 학생들을 학대하고 폭행까지 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22일 인권위에 따르면 세종시 모 특수학교에 다니던 A(9) 군의 어머니는 지난해 1월 A군이 교사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
인권위 조사결과 이 교사는 지난 2017년 4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달장애를 겪는 A군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억지로 교실로 끌고 가 매트에 눕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목 뒤에 상처를 입었다.
이 교사는 인권위에 "A군이 다른 교사에게 짜증 내는 모습을 목격해 이를 도우려고 했다"며 "이를 제지하는 상황에서 A군이 침을 뱉고 낭심을 찼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사는 같은 해 7월 손바닥으로 장애 학생의 머리를 내려친 사실이 적발돼 담임에서 배제되고 서면으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일부 교사는 교실로 들어가기 싫어하는 장애 학생의 다리를 잡고 교실로 끌고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인권위 조사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구체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권위는 이들 교사가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 소속 학교장에게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교육부 장관에게는 특수학교 교사들이 장애 학생의 '도전적 행동'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도전적 행동은 발달장애인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으로, 과거 문제행동, 행동장애 등으로 표현하다가 최근 대체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당시 특수학교 교사들은 장애 학생들이 도전적 행동을 보이자 다른 조치 없이 곧장 신체적인 제압을 시도했다"며 "이 같은 대응은 불가피한 상황에만 사용돼야 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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