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타겟데이트펀드(TDF) 설정액을 늘리며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반기까지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삼성자산운용을 2위로 밀어내면서다. 200조원에 가까운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 상품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두 운용사의 경쟁도 심화할 전망이다.
2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1개 TDF 총 설정액은 9290억원(지난 21일 기준)으로 TDF를 운용하는 10개 운용사 중 펀드 규모가 가장 컸다. 9개 TDF를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은 총 설정액 8305억원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국내 TDF 시장규모는 약 2조5000억원(글로벌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펀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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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목표로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운용사마다 투자비중을 나누는 자산배분 곡선(Glide Path)은 다르지만, 장기 글로벌 자산배분이라는 큰 틀의 전략은 유사하다. 은퇴시점이 많이 남을수록 위험자산(주식) 비중을 늘리고, 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채권) 비중을 늘린다.
TDF 뒤에 붙는 숫자 '2030, 2040' 등은 가입자가 선택한 은퇴시점이다. 예를 들어 2050년에 투자를 마치는 상품은 'TDF2050'다.
올해 미래에셋운용 TDF에 자금이 몰리며 삼성운용의 TDF 설정액 규모를 따라잡았다. 지난 1월부터 전날까지 미래에셋운용 TDF로 투자금 5910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 TDF에는 3456억원이 유입됐다.
삼성운용은 2016년 '삼성 한국형 TDF' 내놓은 뒤 줄곧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운용의 TDF 총 설정액은 6895억원(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위였다. 당시 미래에셋운용은 TDF 전체 설정액은 6371억원으로 2위에 머물렀다.
미래에셋운용은 꾸준한 수익률과 다양한 펀드 라인업을 갖추며 TDF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1년 '미래에셋 자산배분 TDF 시리즈'를 선보인 뒤, 크게 '자산배분 TDF'와 '전략배분 TDF'로 나눠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와 미래에셋의 검증된 펀드를 활용해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
설정액 3000억원 규모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는 2017년 3월 설정 후 수익률 13.41%를 기록중이다. 목표시점이 가장 긴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는 2017년 3월 설정 후 누적 성과 18.20%를 올렸다.
삼성자산운용은 내실을 다지며 점유율 1위 탈환 노리고 있다.
'삼성 한국형 TDF'는 미국 자산운용사 캐피탈그룹의 13개 펀드에 분산투자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신흥시장을 아우르는 전세계 70여개국, 1200여개 글로벌 주식과 채권을 투자자산으로 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액티브 TDF 운용사 중 캐피탈그룹이 유일하게 성과를 내며 투자금이 늘고 있다" "선진사와 협업하는 강점을 살려 TDF 운용을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운용 TDF 중 설정액이 가장 큰 '삼성한국형TDF2045H(지난 21일 기준 설정액 1947억원)'는 2016년 4월 설정 이후 수익률 25.42%를 올렸다. 연초 후 수익률은 13.15%다.
TDF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산운용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디폴트 옵션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으로 논의되면서다. 운용사들도 앞다퉈 TDF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연금 자산을 알아서 운용하는 제도다. TDF는 투자시기에 따라 자산을 리밸런싱(재조정) 하는 대표상품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퇴직연금 제도 개선 논의과정에서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TDF가 적합한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디폴트 옵션이 도입될 경우 DC형 가입자의 TDF 선호로 인해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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