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자동차 기업들이 독자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자동차 시장에 대한 단계적인 규제 철폐에 따라 해외 업체들은 독립 법인으로서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8년 4월 특수목적용 차량,신에너지 차 분야에서 외자 업체 보유 지분 상한선에 대한 규제를 취소했다. 오는 2020년까지 상용차 분야에 대한 외자 지분 제한도 철폐할 계획이다. 승용차 제조업 분야에 대한 지분 규제는 2022년 없어진다.
중국의 규제 완화 조치는 미국의 외자 지분 철폐 요구 등 강력한 시장 개방 압력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최근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지도부도 외자 기업에 대해 자국기업과 동일한 대우를 약속하는 등 해외 업체에 대한 우호적인 경영환경 구축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BMW 중국 합작법인 화천바오마 [사진=바이두] |
당국의 지분 상한선 철폐가 공표된 후 독일의 BMW가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섰다. BMW는 지난 2018년 10월 30억 유로를 투자해 중국 합작법인 화천바오마(華晨寶馬)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BMW의 지분은 기존 50%에서 75%로 확대된다. BMW의 합작법인 지분 조정작업은 오는 2022년까지 완료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당국의 정책 기조하에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현지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업체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테슬라는 현재 20억 달러를 투입해 상하이에서 자동차 제조라인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른바 '기가 팩토리'(Gigafactory)로 불리게 되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연간 최대 50만대의 전기차가 생산될 전망이다.
현재 상하이 린강(臨港) 지구에 위치한 테슬라의 기가 팩토리는 현재 1단계 건설이 완료됐고, 시범 양산단계에 돌입한 것 알려졌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Model) 3' 제조를 통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 [사진=바이두] |
현대차그룹의 중국 합작 법인인 쓰촨(四川)현대도 100% 지분확보를 통해 독자경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현대차에 현지법인 지분 100% 매입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합작사 지분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안을 두고 검토중이다"며 "지분 인수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쓰촨현대 홍보행사 [사진=바이두] |
쓰촨 현대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12년 8월에 설립됐다. 현대 자동차와 쓰촨난쥔(南駿)자동차그룹이 지분 비율 50 대 50으로 설립한 합작 회사다.
다만 최근 쓰촨현대의 경영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상용차 생산량은 1만 2229대로, 2017년도 생산규모(2만 8786대)의 절반에 그쳤다.
중국내 상용차 시장도 침체된 상황이다. 올해 8월까지 상용차 누적판매량은 278만 2000대로, 전년대비 4.2% 감소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乘聯會) 관계자는 "쓰촨현대의 점유율은 낮은 상태로, 경쟁력도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쓰촨현대가 독자 경영을 통해 신기술과 신모델을 도입한다면 토종 브랜드가 장악한 중국 상용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北京) 현대는 기존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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