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항소심에서도 벌금 3000만원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일염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이 전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 구형대로 선고해달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9.07.02 pangbin@newspim.com |
이날 이 전 이사장은 최후변론을 통해 "모든 일들이 저의 잘못으로 비롯됐다"며 "주위에서 필리핀 여성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하는 것을 보고 큰 생각 없이 회사 직원에게 요청해 데리고 왔지만 어떤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물어보지 않은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선처해 주시면 그 은혜를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전 이사장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전체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깊이 느끼고 있다"며 "도우미 고용에 대한 위법 인식도 없었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등의 불법 의사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라고 주장했다.
이 전 이사장은 대한항공 회장 비서실에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해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초까지 필리핀 국적의 여성 6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입국시킨 뒤, 불법 고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 전 이사장에 대해 벌금형보다 가중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구형한 벌금형이 사회적 비난 가능성에 상응하는 처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2016년 7월과 2017년 7월경 각각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채용하는 과정에서 출입국관리소 체류 기간을 허위로 연장했다"며 출입국관리법 위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재판에서는 당시 대한항공 인력관리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이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이 씨는 "신문기사를 통해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이 불법임을 알게돼 고 조양호 회장에게 보고드렸다"며 "2016년 여름 무렵 피고인으로부터 도우미들을 돌려보내는 일을 부탁받았고 이후 인사·총무 담당 직원에게 지시했다. 모두 돌려보냈다고 보고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 전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인 여성 5명을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딸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 받았다. 다만 조 전 부사장과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선고는 11월 14일 오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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