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게임사들의 '여심(女心)' 공략이 치열해지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여성들은 점차 증가하는 반면, 이들을 타깃으로 한 '여성향' 게임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여성의 61.3%가 게임을 즐긴다고 답했다. 남성(69.9%)과도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연령별로 보면, 10대(85.1%), 20대(78.9%), 30대(72.9%)가 게임을 가장 많이 즐겼고 40~50대도 50% 이상이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자료 = 한국콘텐츠진흥원] |
이와 함께 여성 이용자는 게임 하나를 오랫동안 즐기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여성들은 마음에 드는 게임 하나를 (남성보다) 더 오래 한다"고 귀띔했다.
여성향 게임은 크게 △여주인공이 미남들을 공략하는 '오토메 게임( 乙女ゲーム'·소녀의 게임) △육성 시뮬레이션 △여주인공 옷 갈아입히기 등으로 나뉜다. 최근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출시한 넷마블의 'BTS 월드'도 여성 팬심을 공략한 일종의 캐릭터 육성형 여성향 게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016년 출시된 '아이러브니키'와 지난해 7월 출시된 '러브앤프로듀서' 흥행이 국내 여성향 게임 개발의 기폭제가 됐다고 보고 있다. △순정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사랑스러운 그림체 △감성적인 스토리 라인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시켜주는 목소리(성우) 등이 흥행 요소 3가지로 꼽힌다.
중국 게임 개발사 '페이퍼게임즈'가 제작·배급한 '러브앤프로듀서'의 경우, 올해 10월 기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8위를 지키고 있다.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이 게임 매출 상위권을 점령한 상황에서 순위는 낮아도 여성향 게임으로는 사실상 1위인 셈이다.
국내 게임사도 공격적으로 여성향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컴투스는 자회사 '데이세븐(Day7)'이 개발한 로맨스 스토리 역할수행게임(RPG) '워너비챌린지' 출시를 앞두고 CBT(Closed Beta Test) 중이다. 컴투스는 올해 2월 여성향 스토리 게임 개발사로 유명한 '데이세븐'을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여심 공략에 들어갔다.
[사진 = NHN] |
NHN도 자체 개발한 여성향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애프터라이프(AFTER L!FE)'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천사와 악마 출신은 물론 치명적인 플레이보이와 사고뭉치 과학도 등 개성 넘치는 20명의 캐릭터들을 매니징하는 게임이다. 수려한 화체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게임사 '스토리타코'의 여성향 게임 스튜디오 '루시드림'은 지난 23일부터 신작 '더 퀸즈 넘버 : 잭팟이 목표라고 한 적 없는데요'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개발사들은 여성향 게임 시장의 성장은 반기면서도 해결해야할 과제는 남았다고 덧붙였다.
한 게임 개발자는 "여성향 게임은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흥미를 끄는 스토리 라인을 오랜 기간 업데이트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면서 "또한 MMORPG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과금 요소가 빈약하기 때문에 흐름과 상관없는 가챠 시스템(Gacha System·'랜덤박스'형 아이템을 뽑는 장치)을 넣어야 할 때가 있다. 여성향 게임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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