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북한축구협회가 평양 '깜깜이' 남북대결에 이어 올해 12월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챔피언십에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북한축구협회가 9월 EAFF 사무국을 통해 올해 동아시안컵에 여자 축구대표팀은 보내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정확한 불참 사유는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평양 원정 때 불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결국 EAFF도 28일 집행위원회를 통해 북한의 불참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무관중 경기를 치른 한국과 북한 선수들. [사진= 대한축구협회] |
동아시안컵은 2년 간격으로 열리는 EAFF 주관 대회로 한국, 북한,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마카오, 몽골, 북마리아나제도 등 10개 회원국이 예선을 거쳐 남녀 4개 팀이 출전한다.
올해 대회는 지난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60회 EAFF 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12월 10~18일까지 부산에서 열기로 확정됐다.
남자부에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이 출전하고 여자부에는 한국, 북한, 일본, 중국이 나설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여자대표팀이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닥쳤다.
축구협회는 "북한 여자대표팀이 불참하면서 차순위인 대만 여자대표팀이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응원단, 취재진, 현지 주민 등의 출입을 완전 통제하는 '깜깜이' 경기로 진행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동아시안컵에 불참하기로 한 것은 최근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어 대표팀을 한국에 보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열린 평양 김일성경기장. [사진= 요하임 벡스트롬 트위터] |
다만 내년 2월 3~9일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북한, 베트남, 미얀마와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예선 A조에 속했다. A조의 경기는 모두 제주도에서 열린다.
축구협회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인 만큼 최종예선에는 북한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동아시안컵은 비중이 작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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