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부정 청탁을 통해 딸을 KT에 입사시킨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직접 '이석채 전 KT 회장과 저녁식사를 했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의원은 이 전 회장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딸 채용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자녀의 KT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사 앞에서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규탄했다. 2019.07.23. sunjay@newspim.com |
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의 뇌물수수, 이 전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에는 채용 청탁이 있었다는 2011년 당시 KT 가양지사장이었던 여모 씨와 김 의원의 전 보좌진으로 일한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씨는 2011년 7월 1일 KT 가양지사장으로 부임한 후 의원회관을 찾아 김 의원에게 부임인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김 의원이 '이 전 회장하고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KT 경영진을 잘 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게 여씨 증언이다.
이에 김 의원 측 변호인이 "확실이 기억하느냐"고 묻자 여씨는 "그렇다"며 "(김 의원이) 이 전 회장하고 식사도 했고 경영진을 잘 안다고 저에게 어필하려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서 사장'이라고 했다"며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씨가 언급한 '서 사장'은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으로 김 의원이 직접 딸 이력서가 들어있는 흰색 각봉투를 자신에게 건네며 채용을 청탁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인물이다.
특히 서 전 사장은 2011년 한 일식집에서 김 의원, 이 전 회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직접 딸 채용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씨는 김 의원과 서 전 사장이 서로 알고 있는 사이라고 판단, 김 의원이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서 전 사장에게 "김 의원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한다"는 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여씨는 "김 의원으로부터 서 전 사장을 잘 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며 "전국 300여명 지사장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서 전 사장에게 저를 각인시키기 위해 했던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말을 들은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잘 알지', '잘 좀 도와줘' 정도의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김 의원은 자신의 딸을 KT에 취업시키는 대가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 당시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되도록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김 의원이 제공한 편의에 따라 '딸 부정 입사'라는 뇌물을 김 의원에게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이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은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중요한 쟁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을 강력하게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삼성, 현대차 등이 핵심 이슈였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일상적인 국정감사 증인 채택 논의가 대가인지, 청탁이 있었는지 이런 문제는 앞으로 진실의 법정에서 잘 가려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짜놓은 각본대로 충실한 연기를 한 서유열 전 사장의 허위진술과 거짓증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안타깝다"고 했다.
김 의원에 대한 다음 공판은 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된다. 다음 재판에는 2012년 당시 환노위원장이었던 신계륜 전 의원과 김 의원 딸 김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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