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최근 육‧공군사관학교가 지난해 입학 1차 필기시험에서 배점 및 채점 오류로 억울하게 불합격한 수험생들을 구제하지 않고 1년 간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4일 "채점 오류로 합격한 학생의 사례는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대해 "그런 사례는 되돌릴 수가 없다"며 "(배점 및 채점 오류로 피해를 본 수험생을 구제하는 일 관련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 leehs@newspim.com |
국방부에 따르면 앞서 지난 2018년 7월 28일 시행된 2019학년도 육‧해‧공 및 국군간호사관학교 입학 1차 필기시험 중 국어과목 2개 문항에서 배점 및 채점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가 발생하게 된 경위는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과 채점할 때 사용되는 문항분석표 상 배점이 다르게 기재됐는데, 사관학교별로 진행된 채점 과정에서 육‧해‧공군사관학교는 문항분석표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하고 국군간호사관학교는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즉, 국군사관학교의 채점은 문제가 없었으나 육‧해‧공군사관학교의 채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1차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직후인 지난해 8월 13일경 군 내부에서 공유가 됐다. 당시 공군사관학교 선발과장은 문제지와 문항분석표 상의 표기 배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 이 사실을 다른 사관학교들과 공유했다.
이후 해군사관학교는 잘못된 채점으로 1차 시험 불합격 처리된 13명에게 1차 시험 추가합격을 즉시 통보해 2차 시험에 응시하게 했지만, 육‧공군 사관학교는 당시 추가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채로 전형을 마쳤다. 육‧공군사관학교는 해군사관학교와 달리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국방부가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것은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10월 9일이었다. 국정감사 당시 국회의원이 요구한 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국방부는 감사계획을 수립, 10월 14일부터 감사에 착수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2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75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졸업생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2019.02.27 leehs@newspim.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감사 결과, 육군사관학교는 19명, 공군사관학교는 24명 등 총 43명이 추가 합격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가운데 공군사관학교 1명은 1차 시험에는 합격했으나 최종합격자 선정 시 잘못 채점된 1차 시험점수 1점으로 인해 탈락했으므로 즉시 최종 합격을 통보받게 되며, 나머지 42명은 2020학년도 입시 일정과는 별도로 내달부터 2차 시험, 면접, 체력검정, 신체검사 등의 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 42명이 최종 합격할 경우에는 2020학년도 수험생들과 함께 2020년 1월에 입학하게 되며, 2020학년도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원 외로 입학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1일 박재민 차관 명의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 수험생 및 학부모에 대한 피해보상방안 등 대처 방안을 발표했다. 군이 1년이나 지나 뒤늦은 대처를 한 점, 군이 1년 간 이 사실을 밝히지 않은 점 등에 대해 '늑장 대처', '은폐'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 수험생 가운데 사관학교 진학을 포기한 사람의 경우에는 국방부가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도 고려 중이다. 다만 아직 관련 예산은 2020년도 예산안에 편성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장관은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배상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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