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설비투자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본재 수입 등 설비투자 선행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 선행지표로 꼽히는 자본재 수입과 국내 기계수주 감소세가 이어진다. 자본재 수입은 올해 내내 감소세다. 지난 10월 자본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5.8% 감소했다. 지난 8월(-8.0%)과 9월(-8.8%)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문제는 자본재 수입 감소세가 주력 산업인 반도체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컴퓨터 기억장치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45.1%, 55.4% 줄었다.
자본재는 각 산업의 생산 활동에 필요한 생산 수단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기계 및 장비 등이 자본재다. 자본재 수입이 줄었다는 얘기는 기업의 투자 및 생산이 위축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 다른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의 회복세는 더디다. 국내기계수주는 주요 설비용 기계를 만드는 업체가 수주한 실적을 취합한 지표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19.11.04 ace@newspim.com |
해당 지표는 1년째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국내기계수주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 0.6% 감소했다. 지난 2분기(0.5%)에 반등하는 듯하더니 1분기 만에 다시 꺾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속공작·가공기계(-37.4%)와 원동기(-25%) 등이 급감했다.
전문가는 한국경제가 설비투자 부진의 늪에 더욱 깊이 빠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추락하는 설비투자를 반등시킬 정부 정책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규제개혁을 포함해서 '기업 기 살리기' 방안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설비투자가 더 불황의 늪으로 빠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정근 특임교수는 "기업 투자를 늘리려면 법인세를 깎아서 부담을 줄여주거나 규제개혁을 해서 투자 걸림돌을 제거해야 하지만 성과가 안 보인다"며 "설비투자 반등 모멘텀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7개월째 '경기부진' 진단을 내리며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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