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의 한파를 맞은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메리츠종금증권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7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넘어서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증명, 내년 말까지 초대형 IB의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 분기별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메리츠종금증권] |
메리츠종금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044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8.4% 감소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209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86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4.8% 하락했다. 자기자본은 3조6616억원을 기록해 직전분기보다 300억원가량 늘어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한데 대해 2분기 사옥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3분기 녹록치 않은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강점인 기업금융(IB)부문의 양호한 실적이 이어졌으며 홀세일 부문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 이남석·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의 반등으로 운용손익이 전분기 대비 49.4% 감소한 점이 기대치 하회의 주요 요인"이라며 "그외 기업금융 수수료수익과 금융수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24.7%, 12.5% 감소했고,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18.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 실적이 추정치를 하회한 것은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이 예상보다 더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메리츠의 경쟁력인 이자손익은 추정치를 소폭 상회하는 견조한 수준이지만 수수료 수익이 예상보다 더 둔화된 점도 추정치 하회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고정이하 여신 비율 증가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KB증권과 유안타증권 모두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지분 담보 대출건으로 회수 가능성이 높다"며 "11월 중 일부 금액이 회수됐거나 진행중에 있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대출 6건이 서로 연계돼있다기보다 건별로 개별적인 이슈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고 봤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대부분의 증권사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크게 하락한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7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다. 아울러 올해 1분기와 2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413억, 1459억원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보수적으로도 잡아도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9년과 2020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14.0%와 12.8%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75원(1.65%) 상승한 4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실적 발표후 호재로 받아들여 1.21% 상승 출발, 한때 2.76%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줄여 1.65%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셀다운(sell down·재매각)으로 얻는 수수료 이익보다 자산 보유를 통해 얻는 이자손익 위주의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어 ROE가 안정적이라고 파악한다.
내년 전망도 밝다. 대부분의 다른 증권사는 내년 감익이 예상되나 메리츠는 4.0% 증익이 예상된다. 높은 ROE를 바탕으로 한 빠른 자본 증가로 내년 말까지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으면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을 할 수 있는 초대형 IB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이남석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초대형IB 인가를 목표로 인위적인 유상증자를 하진 않았지만 내년 말까지는 초대형 IB의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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