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금융위원회가 보험사와 재보험사를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 공동(금융)재보험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공동재보험은 현재까지 보험업법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새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저금리 등을 이유로 금융위가 공동재보험 도입을 본격 검토하고 나섰다.
5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4개 재보험사(뮌헨리·스위스리·RGA·코리안리)와 6개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메트라이프·푸르덴셜·ABL생명)의 공동재보험 전문가와 머리를 맞댄다. 태스크포스팀(TFT) 미팅을 위해서다.
재보험사들은 공동재보험을 이미 도입한 유럽·미국·일본 등 보험선진국의 보험업법 및 감독규정 등에 대한 사례를 발표·공유한다. 생보사는 공동재보험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보험업법 개정 등을 통해서 사실상 내년 초 공동재보험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TFT에 속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공동재보험 도입을 두고 방법을 고민중"이라며 "새로운 제도 도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사례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평균공시이율 추이 및 10년물 국고채 금리 추이 2019.11.05 0I087094891@newspim.com |
공동재보험이란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확정고금리 계약의 '금리 위험'을 재보험사에 웃돈을 주고 이전하는 것이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공동재보험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금리 기조로 보험사들의 이원차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차스프레드란 보험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율과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의 차이를 의미한다. 보험사가 5%의 확정금리형 상품을 판매했는데 운용자산이익률이 3%가 됐다면 2%포인트만큼 이원차스프레드가 확대된다.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보험사가 자산운용을 통해 내는 수익이 줄어든다.
IFRS17은 현가평가하고 있는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게 골자다. 과거 적용한 금리보다 현재 시중금리가 낮아진 탓에 보험부채가 증가하게 됐다.
보험사들은 저금리기조에서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자본성 증권인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대규모로 발행했다. 부채 증가에 대응해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다만 자본성 증권 발행이 커지면 보험사는 금융비용이 는다. 즉 보험사들은 부채 확대에 대비, 대출을 늘렸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공동재보험을 도입, 보험사의 건전성을 높여 IFRS17을 준비할 수 있게 하려는 것. 공동재보험이 도입되면 확대되고 있는 이원차스프레드를 줄이는 동시에 건전성까지 높일 수 있다. 저금리에 대한 위험을 재보험사로 전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보험사는 보험사의 금리위험을 떠안는 대신 자산과 수익을 동시에 늘릴 수 있다. 보험사나 재보험사 모두 경영에 도움이 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후순위채나 영구채 발행만으로 보험부채 증가를 감당할 수 없는 보험사도 나오고 있다"며 "이에 금융당국은 공동재보험 도입을 통해 정상적인 보험사가 흑자도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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