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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불씨에 한진칼 주가 반등…공매도, 숏커버링 '압박'

기사등록 : 2019-11-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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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6월 이후 4개월 만에 3만2000원대 진입
KCGI 경영권 분쟁 고조될수록 주가 상승
공매도 세력, 연말 빌린 주식 상환 압박 '불리'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강성부 펀드(KCGI)가 제기한 검사인 선임 요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하면서, 한진칼의 주가가 하루 만에 7% 이상 급등했다. 예상치 못한 KCGI의 반격에 연말 상환 압박을 받는 공매도 세력이 일찌감치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한진칼의 주가는 전 거래일과 같은 3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 한진칼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한진칼은 전일 7% 이상 급등, 지난 6월 24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3만2000원대에 진입했다. 외국인이 45억원 규모로 사들이며 강세를 이끌었다. 증권사별 순매수 상위권에 크레디트 스위스 시큐리티즈 유럽 엘티디(CS증권),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 JP모간증권 서울, 유비에스에이쥐,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등이 올라왔다.

이들은 대표적인 외국계 증권사이며, 공매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매도 잔고 공시' 제도에 따라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 잔고가 상장 종목 주식 총수의 0.5% 이상 또는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을 넘으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기준 한진칼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를 살펴보면 크레디트 스위스 시큐리티즈 유럽 엘티디(CS증권),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 유비에스에이쥐 등이 차지하고 있다. 공매도 잔고금액은 총 528억원(174만주)에 육박한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그동안 계열회사(대한항공, 진에어)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 이에 델타항공이 강력한 오너일가의 우호 세력으로 들어오고, 상속문제가 완료되면 한진칼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원하고 있지만 경영권 관련 재료가 계속 나오고 있다. 12월 더 오르기 전에 공매도는 숏버커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대주(빌린 주식) 상환 압박이 커지는 시점에서 숏커버링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 기업은 12월에 결산한다. 주주총회 및 배당금 등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 빌려줬던 주식을 돌려받으려 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되사 갚아야 하며, 매년 연말 주식 상환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보잉 737-900ER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반면 한진칼의 주가는 당초 증권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사실상 지주사 한진칼의 주가 상승폭이 과도하다고 판단, 2만50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고 조양호 회장 일가 쪽으로 승기가 굳어지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발표한 '한진그룹 비전2023'은 유효하지만, 주가에 반영된 시장 기대보다는 '더딘 속도'로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KCGI와 한진그룹의 분쟁 지속 및 오너 3세의 경영권 다툼 불씨가 꺼지지 않으면서 주가 역시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장 개장 직전 한진칼은 KCGI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퇴직금 지급 관련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감사인을 선임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낸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졌다고 공시했다.

이상건 변호사가 검사인으로 선임됐으며,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의 지급대상과 시기, 액수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과 지급에 찬성한 이사 명단까지 조사가 이뤄진다.

이 같은 소식에 전날 주가가 상승하면서 한진칼 대차잔고는 급격히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한진칼 대차잔고는 366만4389주로 전 거래일보다 약 6만4000주 감소했다. 이전에 하루 평균 수백 주에서 수천 주 정도 변동하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한진칼은 조원태 대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세 자녀 간 경영권 분쟁 불씨도 남아있다. 특수관계인 중 조원태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오너 3세의 지분율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한진칼은 최대주주였던 조양호 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 17.84%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세 자녀(각 4.176%)가 상속받았다고 공시했다. 조원태 대표가 6.51%,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전무가 6.47%를 보유하게 됐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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