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이동식발사대(TEL)를 통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가능한 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7일 "ICBM을 이동식발사대에서 바로 발사해야만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북한은 현재 그럴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문가 등 일각에서 'ICBM을 이동식발사대로 옮긴 뒤 지상 발사대에서 발사하는 것도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로 봐야 하고, 북한은 그럴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추가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북한 노동당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3일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일대 사변'이라는 기사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2일 오전 조선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 형의(신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시험발사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알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조선신보] |
◆ 일부 전문가 "北, 이동식발사대로 옮긴 뒤 지상발사대서 쏘는 것 가능"
국방부 "이동식발사대서 바로 쏘는 것만 이동식발사대 통한 발사라고 규정"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이동식발사대를 통해 발사하는 방법을 기술적으로 확보, 실제로 발사까지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북한은 현재 ICBM을 이동식발사대를 통해 발사할 능력이 없다"고 하면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날 열린 '2019 국방정보본부 국정감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국감에서 "북한이 이동식발사대로 ICBM을 발사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겨서 그렇게 못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일부 전문가들과 국방부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는 이유는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에 대한 정의를 다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ICBM을 이동식발사대로 발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동식발사대(차량)에서 바로 세운 다음 바로 발사하는 방법, 그리고 이동식발사대로 이동을 시켜서 세운 다음 이미 지상에 설치된 별도의 발사대에 거치해서 발사하는 방법 등이다.
다시 말해 국방부는 전자만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라고 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후자까지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국방부는 이러한 입장을 수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향후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은 이동식발사대로 이동을 시켜서 다른 곳(지상 등)에서 발사하는 것도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한 ICBM 발사라고 보고 있다'는 지적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그렇다 하더라도 군이 규정하는 것은 그렇게(이동식 발사대에서 바로 발사해야만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한 ICBM 발사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의 핵심은 빠르게 ICBM을 이동시켜서 바로 쏜 다음에 달아나야 하는데, 북한이 현재 그 정도 능력은 안 된다"며 "기술 수준 보유와 상용화는 다른데, 상용화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leehs@newspim.com |
국방부는 다만 향후 북한의 기술적 발전 가능성은 인정했다.
최 대변인은 '현재는 북한이 ICBM을 이동식발사대로 발사할 능력이 없지만 향후에는 기술적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지난달 '2019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이 '북한은 ICBM을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도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 본부장의 관련 발언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ICBM을 이동식발사대로 이동시켜 발사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군사기술적 발전 가능성에 대한 평가의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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