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저축은행들이 최근 1~2년 자동차 금융(오토론)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캐피탈사와 금리 경쟁력에서 밀린 데다 부실률도 높아지면서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오토론 시장을 덩치가 큰 금융사들이 진출하지 않는 틈새시장으로 판단,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진출했었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최근 오토론 시장 진출을 검토한 끝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접기로 했다. 경기도 이천에 본점을 둔 세람저축은행은 2015년 중순 오토론 시장에 진출했지만 2017년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OK저축은행은 2014년 오토론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내놓은 '오토론', '오토담보론' 상품을 2017년 '오토플러스OK론'으로 통합했다. 사실상 상품 축소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저축은행들이 자동차 금융(오토론)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캐피털사와 금리경쟁력에서 밀린 데다 부실률도 높아져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11.07 clean@newspim.com |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자동차금융 상품은 크게 두 가지다. 자동차를 이미 산 뒤 이를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오토담보대출과 자동차 대금을 분할지급하는 오토할부가 있다.
저축은행들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여신금융연구소가 지난 1월 발간한 '국내 캐피탈시장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14년 당시 저축은행의 자동차금융 시장 규모는 4410억원 규모였다. "시중은행들이 들어가지 않는 시장규모 1조원 안팎의 '틈새시장'을 노려 수익을 낸다"는 저축은행업계 관계자의 말을 감안할 때 자동차금융 시장은 저축은행에 쏠쏠한 틈새였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결국 금리경쟁력 측면에서 캐피탈사에 완패했다.
이미 관련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금리대가 5~15% 수준인 캐피털사와는 달리 저축은행은 15~20% 수준으로 금리 경쟁력을 잃었다. 물론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하위 신용등급자에 대한 대출 등 다양한 전략으로 뛰어들었지만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또 각종 사기 사건에 노출될 위험, 도난이나 파손 위험 등도 부담이다. 자동차는 사실 감가상각이 빠르게 이뤄져 적정가를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오토론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판단한 저축은행들이 결국 캐피탈사와 경쟁에서 밀렸다"며 "현재 오토론을 취급하는 저축은행들 역시 적극적인 영업보다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곳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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