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 경찰의 시위대 진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위급 상황이 아닌데도 시위자를 향해 실탄을 발포하는가 하면, 경찰 오토바이 한 대가 시위대로 돌진하는 일도 벌어졌다.
로이터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1일 오전 홍콩 사이완호 시위 현장에서 한 경찰이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던 중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옆에 있던 다른 시위자 1명도 실탄에 맞았다.
홍콩 센트럴 지역에서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 때 경찰이 발포한 실탄은 총 3발이다. 온라인상에 게재된 영상에 따르면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실탄을 발사했을 당시 시위자의 가슴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피격자는 중태에 빠졌고 다른 시위자도 부상을 입었다.
이날 경찰의 발포는 파장을 일으켰다. 경찰이 실탄을 발사할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발포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과 4일에도 시위 참가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았으나 당시에는 경찰이 위협 받는 상황이었다.
또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구룡반도에서 흰색의 경찰 오토바이 한 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막고 있던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의 부상 정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의 이같은 강경 진압을 두고 중국의 대(對)홍콩 강경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직후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특별행정구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혀 홍콩 시위에 대한 대응 수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경찰의 대응이 강경해지고 있음에도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통상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해질 무렵 일어난다"며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평일 근무시간 대에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홍콩 센트럴에서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거리를 걷고 있다. 2019.11.11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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