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복심'으로 불렸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재임시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저항했다고 폭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일리는 오는 12일 출간되는 자신의 회고록 '외람된 말이지만( With all due respect)'에서 켈리 전 실장과 틸러슨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하며 권력을 약화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과 틸러슨 전 장관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트럼프 정부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 및 측근들과 갈등을 빚다가 전격 경질되거나 사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켈리와 틸러슨은 그들이 대통령에 저항할 때 그들이 불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나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헤일리는 또 "그들은 미국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트럼프)대통령이 아닌 자신들의 결정이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대통령은 그들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틸러슨은 나에게 심지어 트럼프를 견제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켈리 전 실장과 틸러슨 전 장관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복종 행동에 자신도 가담시키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를 통해 선출됐기 때문에 그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희망을 실행할 의무가 있다면서 자신은 이란 핵합의와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결정을 대부분 지지했다고 밝혔다.
헤일리는 WP와 인터뷰에서 "행정부 내 두 명의 핵심 인사가 대통령을 약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너무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들을 언급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인 헤일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2017년 1월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발탁된 뒤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재임 기간 4차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처리하는 한편 유엔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안보 정책을 홍보하고 관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차기 국무장관, 또는 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2018년 10월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헤일리 전 대사가 2024년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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