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수소경제 시대를 앞두고 국내 연구진이 수소경제 활성화의 핵심 기술인 저비용 고효율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수소‧연료전지연구단 한종희·조영석 박사팀이 고가의 귀금속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대비 5배 이상 높은 수소 투과율을 보이는 고성능 복합 분리막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이번 기술로 정제된 수소는 99.999% 이상의 고순도로 수소전기차에도 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KIST 연구진은 이와 함께 금속 복합 분리막 실험 과정에서 기존 시버트의 법칙으로 좀처럼 설명이 되지 않던 탄탈럼(Ta), 니오븀(Nb), 바나듐(V) 등의 수소 투과 특성을 학계 최초로 재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시버트의 법칙(Sievert's Law)은 금속 층의 수소 원자 확산 이론으로, 금속 분리막의 수소 투과 현상을 이해하는 법칙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결과(논문명 "Unconventional Hydrogen Permeation Behavior of Pd/BCC Composite Membranes and Significance of Surface Reaction Kinetics")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mbrane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개발된 복합 분리막 사진 및 분석 결과. 2019.11.14 kimys@newspim.com |
연구진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용 고순도 수소 생산 기술은 향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실현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전 세계 수소 공급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추출 수소'는 천연가스 등을 고온의 수증기로 열분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불필요한 성분들을 흡착·제거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해 수소 가격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분리막을 이용한 수소 정제 기술은 간단하고 모듈화가 쉬워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에너지 투입량도 기존 흡착 기반 공정 대비 절반 이하다. 그럼에도 고가의 귀금속인 팔라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KIST 연구진은 높은 수소 투과도 및 순도와 경제성을 함께 갖춘 금속 복합 분리막 소재를 개발하던 중 주기율표 5족에 속하는 전이금속들에 팔라듐을 얇은 두께로 증착시켰다. 그 결과 5족 금속의 높은 수소 투과율과 팔라듐의 우수한 수소 분리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금속 복합 분리막을 제작했다.
또한 분리막 표면 반응성을 고려한 새로운 수소 투과 모델에 따른 실험 결과, 기존에 알려진 금속 복합 분리막의 수소 투과율 계산이 수소 용해도와 확산도를 잘못된 온도 영역에서 합산하며 발생한 오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KIST 한종희 소장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소 정제 원천기술이 기존 수소 정제 공정의 효율성 개선과 수소 가격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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