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일 좁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점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지수가 뚜렷한 방향 없는 등락을 보인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가금육 수입 제한을 즉각 철회했다는 소식에 닭고기 관련 종목이 상승 날개를 달았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틀째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한편 재정적자가 영속 불가능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63포인트(0.01%) 소폭 내린 2만7781.9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60포인트(0.08%) 오른 3096.6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3.08포인트(0.04%) 내린 8479.02에 마감했다.
이날 S&P500 지수의 상승 폭이 완만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세웠다.
개장 전 중국 상무부가 1단계 무역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중국은 12월로 예정된 1560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를 보류하는 것은 물론이고 9월 시행분과 앞서 250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 역시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를 합의한 바 없다고 밝힌 이후 어떤 입장 변화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로이터가5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75%를 웃도는 투자자들이 내년에도 양국 무역 휴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따른 후폭풍이 실물경기를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실제로 관세 철회가 이뤄질 것인지 의문"이라며 "내년에도 경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FRA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최근 주가 랠리가 스몰딜 기대를 앞세운 것이지만 무역 협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3분기 기업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 감소한 상황에 최고치 랠리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 "제조업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며 "당장 위기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영속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따른 잠재 리스크를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 경제가 2017~2018년에 비해 둔화됐다"며 "예기치 않은 경기 하강이 가장 커다란 잠재 리스크"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닭고기 관련주가 약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의 미국산 가금육 및 달걀 수입 제한 해제에 따라 연간 수출액이 1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종목이 상승 탄력을 받았다.
타이슨 푸즈가 5% 가까이 급등했고, 샌더슨 팜스 역시 4% 선에서 랠리했다. 필그림스 프라이드 코프도 2% 이상 동반 상승했다.
이 밖에 월마트는 3분기 온라인 매출의 41% 급증과 함께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이익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1% 이내로 하락했다.
시스코 시스템스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연간 실적 전망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라 7% 이상 급락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