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여성 질환 관련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유방암으로 어머니를, 난소암으로 이모를 잃어야 했던 가족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관련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했고, 암 징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 유방 절제술, 2015년 난소 제거수술을 받았다.
지난 15일 방문한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랩지노믹스 연구실에는 유전자분석 기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유전자검사와 관련된 모든 최신 장비들이 모여 있으며, 하루 1만 개 이상 분석이 가능하다. 혈액 몇 방울과 타액, 구강상피세포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시대다.
2002년 설립된 랩지노믹스는 체외진단과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초창기부터 분자 유전학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온 결과, 현재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를 적용한 생애 전주기 맞춤형 유전체분석 서비스 라인업을 갖춘 상태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랩지노믹스 유전자분석 연구실. 2019.11.19 urim@newspim.com |
비침습 산전 기형아 검사 서비스인 '맘가드', 신생아 염색체 이상질환 선별검사 '앙팡가드', 유전성 대사 이상질환 선별검사 IMS,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위드젠, 맞춤형 다이어트 건강관리 제노팩 다이어트, 암 질환 예방 유전자 검사 제노팩, 암 예측 유전자 검사 캔서캐스트, 맞춤형 암 치료 진단 검사 캔서스캔과 헤마스캔 등 다양한 건강관리 솔루션부터 암 진단에 특화된 유전자 검사까지 제공하고 있다.
NGS 기술은 모든 유전자의 집합체인 유전체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나눠서 읽은 후, 얻어진 염기서열 조각을 조립해 전체 유전체의 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김명신 랩지노믹스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이전에는 PCR(핵산증폭검사) 기법으로 검사 한 번에 하나의 유전자 분석만 가능했다면, NGS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유전자 분석이 이뤄지게 했다"며 "덕분에 환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를 제공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랩지노믹스 NGS 공정이 이뤄지는 곳에는 많은 연구원이 상주하고 있다. 모든 공정을 자동화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고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에 연구원이 직접 작업하는 과정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비침습적 태아 염색체 이상 검출방법 △유전체 분석 대행 서비스 제공 방법 및 대행 서버 △PCR-LDR을 이용한 ATP7B 유전자의 돌연변이 검출 △유전자 기반 다이어트 정보 제공 방법 및 시스템 그리고 이를 이용한 단말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술 기반의 고효율 고해상도 조직적합성 형별 분석 방법 및 키트 등 회사의 핵심 특허 역시 필수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랩지노믹스 유전자분석 연구실. 2019.11.19 urim@newspim.com |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자국민의 유전체 정보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과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랩지노믹스는 NGS cancer Panel과 분석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김명신 CTO는 "해당 제품은 세계 각국의 검체 해외유출에 관한 규제도 회피하고 운송과정에서 검체 손상 없이 현지에서 직접 검사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며 "해외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현지 검사센터에 진단제품 수출이 가능해 매출 다각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분자진단 시장에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액체생검'을 이용한 암진단 분석 플랫폼, 타겟 바이오마커에 대한 동반진단 키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에 암 조직 검사는 개복을 통해 해당 장기를 직접 떼내 검사를 했다면, 액체생검은 혈액으로 암세포 DNA를 잡아내는 획기적인 분석법이다.
이밖에도 국내 유명 대학병원들과 협력해 장기이식 거부반응 예측 모델 개발, 암 조기진단 키트 개발,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 진단 개발, 한 번에 5~6개의 분석이 가능한 멀티플렉스 PCR 플랫폼, 약물에 대한 부작용 및 감수성 예측이 가능한 약물유전체(Pharmacogenomics)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직 국내는 소비자가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소비자 의뢰 유전자검사(DTC)에 대한 규제 완화가 늦어지고 있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혈압, 혈당, 체질량지수, 중성지방농도, 콜레스테롤 수치, 카페인 대사, 비타민C농도, 피부노화, 피부탄력, 색소침착, 탈모, 모발 굵기 등 12개 항목만 가능하다. 암이나 치매와 같은 질병 항목은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랩지노믹스 유전자분석 연구실. [사진=랩지노믹스] 2019.11.19 urim@newspim.com |
반면 미국의 경우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파킨슨, 알츠하이머, 셀리악병, 1형 고셔병, 유전성 혈전증 등 질환에 대해서 DTC 테스트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직접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택배로 전달받은 키트에 타액을 뱉고 연구실로 발송하면 스마트폰으로 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랩지노믹스는 이처럼 글로벌 추세가 DTC의 규제 완화가 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과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연구자 중심의 NGS 서비스에 안주하지 않고, 진단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 노하우,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의 조기진단, 예방의학, 개인 맞춤의학을 실현해 질 높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연구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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