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아내가 아픈 남편을 수년간 간호했더라도 통상 부부간 부양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남편의 재산을 민법에 정해진 일정 비율 이상 상속받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사망한 문모 씨의 아내와 자녀들 간 상속재산 분할청구 소송에서 상속재산의 기여분 인정을 주장하는 아내 측 재항고를 기각하고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문 씨의 전처가 낳은 자녀 9명은 후처 임모 씨와 2명의 자녀 등 3명과 문 씨의 재산 상속 문제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였다.
임 씨는 특히 문 씨가 2003년 무렵부터 2008년 3월 사망할 때까지 병원에서 통원·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그를 간호했다는 이유로 문 씨가 남긴 재산 일부에 대해 30%의 기여분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여분'은 유산을 여러 명이 상속받을 때 재산을 남긴 이에게 특별한 기여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 사람에게 이를 더 많이 주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1·2심은 이같은 임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은 "임 씨가 통상 부부로서 부양의무를 이행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인다"며 "그의 기여분을 인정할 정도로 통상 부양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피상속인을 부양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전합도 같은 의견을 냈다. 전합은 대법관 12명 다수 의견으로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그를 간호한 경우, 배우자의 동거·간호가 부부 사이의 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여부와 함께, 동거·간호의 시기와 방법, 정도뿐 아니라 비용 부담 주체, 상속재산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 상속인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법원. 2019.01.22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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