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청와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 정지를 공식 발표하면서 진보·보수 시민사회단체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진보단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반면 보수단체들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한선범 아베규탄시민행동 대변인은 "2016년 촛불항쟁의 민의, 그동안 일본에 맞서 불매운동을 해왔던 국민들의 의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염원을 모두 외면한 처사"라며 "이 같은 청와대의 결정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NHK방송이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 정지를 발표하는 모습을 방영하고 있다. [출처=NHK] |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100인 피켓팅을 진행한 데 이어, 지소미아 협정이 종료 예정 시각인 자정까지 미대사관 앞에서 집회 등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6시간을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이를 규탄하는 성격의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오미정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활동가도 "일본 측에서 납득할만한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청와대를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들 다수가 반대하는 뜻을 저버리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그동안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 수차례 위헌성을 지적해온 김태훈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상임대표는 "100번 잘한 결정"이라며 반겼다.
김 대표는 "미국의 완강한 태도 등을 봤을 때 정부가 자신들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며 "뒤늦게라도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다행이지만 그동안 국민들에게 불안감과 고통을 준 부분에 대해서는 꼭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2019년 8월 2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며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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