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2.0%)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수출이 소폭 증가에 그치는 반면, 정부 정책 등 영향으로 투자 침체가 다소완화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5일 발표한 '2020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2020년 국내경제는 수출이 세계경기 둔화세의 진정에도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소폭 증가에 그치고, 소비 부진세가 이어지나,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투자 침체가 다소 완화되면서 2.3%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국가간 통상마찰 심화 여부와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의 영향, 신흥권의 정치적 불안정성 지속 여부 등이, 국내적으로는 한은의 금리 인하 영향과 정부정책 효과의 발현 여부, 제조업 경기의 회복 여부 등이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 내년 수출 전년비 2.5%·수입 3.3% 상승에 그쳐
하지만 내년 수·출입 전망은 올해와 비교해 소폭 상승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2020년 수출(2.5%)은 전년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세계경제 둔화세의 진정,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일부 개선 등에도 불구,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3.3%)도 기저효과와 수출의 증가세 전환 등으로 회복세가 예상되나, 국내경제의 낮은 성장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회복의 강도는 크기 않을 전망"이라며 "무역수지는 흑자 규모가 2020년 387억 달러로 2019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무역규모는 수출입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2018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2020년 산업전망 기상도 [자료=산업연구원] 2019.11.25 jsh@newspim.com |
먼저 수출은 IT산업과 기계산업의 수출 증가 전환에 힘입어 12대 주력산업 수출이 올해 12.1% 감소에서 내년도 2.3% 증가로 전환될 전망이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11대 주력산업 수출은 2020년 상반기 전년비 0.5% 감소해 부진을 지속한 후, 하반기 1.6% 반등할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기계산업군' 수출은 자동차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조선과 일반 기계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0.3% 감소에서 내년 3.8%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과 모기업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외자계업체들의 수출물량 조정 여파로 전년비 0.4% 감소될 전망이다.
조선 수출은 2016~2019년 상반기에 수주한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 인도되면서 전년비 2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기계 수출은 유럽의 제조업 부진이 개선되고, 베트남, 인도 등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예상되면서 건설기계 및 설비투자 수요확대에 힘입어 전년비 2.5%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소재산업군' 내년도 수출은 규제유가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단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 속에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올해 11.3% 감소에서 내년 2.1% 감소로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철강 수출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철강수요가 낮은 증가에 그치고, 수입규제 및 공급과잉과 국제 철강가격 약세 지속으로 전년비 0.5% 감소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유 수출은 신규 정제설비 증설 감소에 따른 석유제품 수급이 개선되면서 전년비 0.4%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으로 수출단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전년비 5.1% 감소가 예상된다.
섬유는 글로벌 섬유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글로벌 경쟁 심화와 수출단가 인상 제약으로 전년비 4.0% 감소될 전망이다.
올해 부진의 늪에 허덕였던 'IT산업군' 내년도 수출은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안정화되고 이차전지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보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 수출 감소세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전년비 21.2% 감소에서 내년에는 4.7%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우선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돼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5G 통신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돼 전년비 8.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수출은 중형 이차전지와 핵심기술을 보유한 부분품의 세계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비 4.1% 확대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기 수출은 휴대폰의 해외생산 확대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부진이 지속되지만,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리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출이 회복되고 세계 5G 확산에 힘입어 전년대비 1.6% 감소하는데서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중국의 설비 증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율 상승으로 초과공급과 가격하락 추세가 지속돼 전년비 2.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리미엄 폰의 대중화와 5G 서비스 시행 국가 확대, 폴더블폰 중심의 중소형 OLED 채택률 증가 등 영향으로 수출 감소폭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가전 수출은 해외생산 확대, 중국과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회피를 위한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하나 감소폭은 다소 완화된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국내 주요 거시경제지표 전망 [자료=산업연구원] 2019.11.25 jsh@newspim.com |
반면 수입은 기계산업과 IT산업 수입이 확대되면서 주력산업 수입은 올해 전년비 1.5% 감소에서 내년도 3.8% 증가가 예상된다. 생산과 내수는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 전년대비 증가율이 -5~5% 사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내수 및 수출의 지속적·안정적 성장을 위한 유망 신산업 성장 촉진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유망 신산업을 중심으로 충분한 투자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력 수출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를 지원하고, 내수 및 수출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금융, 규제 완화 등 제반 인프라 재정비를 통한 기업환경 개선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내년 세계경제, 보호무역 기조·통화정책 변화 등 주요 변수
내년 세계경제는 선진국가들의 성장 둔화와 개도국들의 성장 부진 속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보호무역 기조와 통화정책 변화, 정치적 불확실성(중동 정정 불안, 미국 대선의 전개 양상, 브렉시트 등) 등이 주요 변수다.
미국은 재정정책의 영향이 점차 소멸되고 있는 데다, 주요국들과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생산과 수출, 투자 등이 둔화됐다. 이로써 성장률도 낮아질 전망이며,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및 영향 등도 주요 변수로 손꼽힌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세계 권역별 및 주요국의 성장률 추이와 전망 [자료=산업연구원] 2019.11.25 jsh@newspim.com |
일본과 유로권 국가들은 경기 반등을 위한 요인이 부족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중국은 정책당국의 경기 부양노력에도 내·외수 여건의 약세 영향으로 6% 미만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내년 국제유가는 올해와 비슷한 배럴당 연평균 60달러대 초반 수준이 예상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과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원유 증산 기조가 공급 측면에서 유가 상승을 제한한 전망이다. 다만 수요 측면에서 하반기 세계경기가 개도권을 중심으로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기준 내년 유가는 상반기 배럴당 60.0달러로 전년대비 8.4%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하반기는 8.2% 상승해 연평균 62.4달러(전년대비 0.5% 감소)로 형성될 전망이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전반적인 하향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1175원(전년동기비 2.5% 상승), 하반기 1160원(전년동기비 2.5% 하락)으로, 연평균 1168원(전년동기비 0.01% 상승) 내외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경제와 더불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중국경기 둔화가 위완화 약세 압력을 높이고 있어 달러화 강세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