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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3배 비싼 민간임대가 85%..'무용론' 솔솔

기사등록 : 2019-11-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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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민간이 공공 3배
공공임대 공급 확대시 시 재정 부담·시민혈세 허비 비판 직면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안정적인 사회출발을 위해 공급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 임대료 차이가 3배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 임대주택은 정부가 공급하는 영구임대주택 수준의 낮은 임대료를 보이지만 민간임대주택은 주변 최고 시세의 85~90%선에서 임대료가 책정되고 있어서다.

더욱이 공공임대는 전체 공급물량의 20% 미만 수준 정도로 공급량이 작아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청년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위화감 조성 우려가 나오면서 역세권 청년주택의 무용론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입주자모집을 공고한 성동구 용답동 'U-삼진랜드'와 마포구 서교동 '효성해링턴타워' 종로구 숭인동 역세권 청년주택의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 차이는 약 3배에 달한다.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은 서교동 효성해링턴타워의 경우 전용면적 17㎡ 공공임대주택은 보증금 2563만원에 월 8만6000원의 임대료를 내야한다. 반면 민간임대 임대료는 보증금 4580만원에 월세 42만원이다. 보증금만 두 배 가량 차이가 나며 월 임대료는 5배 차이를 보이는 상황. 이를 서울지역 월세 이율 4%를 감안해 전셋값으로 환산하면 공공임대는 약 5140만원, 민간임대는 1억7200만원으로 두 주택의 임대료 차이는 3배를 훌쩍 넘는다.

성동구 용답동 전용 14㎡의 경우도 공공임대주택은 보증금 1728만원에 월세 5만9000원의 임대료가 책정됐다. 반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일반공급물량 당첨자는 보증금 3800만원 월세 39만원을 내야한다. 이를 전셋값으로 환산(월세이율 4%)하면 공공주택은 약 3500만원 공공지원민간주택 일반공급은 1억5500만원이 각각 산출된다. 이 곳은 4배가 넘는 임대료 차이를 보인다. 민간 특별공급의 경우도 전세환산가액은 1억3100만원으로 4배에 이른다.

종로구 숭인동 207-32에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 전용면적 16㎡의 경우 공공임대는 보증금 1728만원 월세 6만원이며 공공지원 민간임대 특별공급물량은 보증금 3060만원에 월세 35만원이다. 이를 전셋값으로 환산하면 각각 3528만원, 1억3560만원으로 4배에 가까운 임대료 차이를 보인다. 숭인동 민간임대 일반 공급물량의 전세환산가격은 1억5120만원으로 차이는 더 벌어진다.

[서울=뉴스핌] [자료=서울시] 2019.11.25 donglee@newspim.com

이처럼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의 임대료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서울시의 방침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역세권 청년주택 민간사업자로부터 일부를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한다. 시는 공공임대에 대해서는 주변 주상복합아파트 최고시세의 30%로 임대료를 책정하고 민간임대는 특별공급, 일반공급에 따라 80~90%선에 임대료를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민간임대가 공공임대의 3배에 달하는 임대료가 책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임대료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역세권 청년주택을 신청하는 청년층의 위화감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공공임대 물량은 전체 공급량의 20%를 넘지 않을 정도로 소수에 그친다.

실제 종로구 숭인동의 경우 공공임대는 31가구, 공공지원민간임대는 207가구가 공급된다. 공공임대 물량은 전체의 14%선이다. 마포구 서교동은 공공임대 184가구 민간임대 751가구로 공공임대 비중은 18%를 밑돈다. 성동구 용답동 역시 전체 170가구 중 공공임대는 22가구로 13%선에 그치고 있다.

신청 대상도 차이가 거의 없다. 공공과 민간임대 모두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 50%이하인 월 270만원 이하 가구 구성원에게 우선 공급한다. 미달된 물량이 있을 때 공공은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 100%(540만원)이하 가구 구성원에게 그리고 민간은 120%(648만원)이하에게 공급하도록 돼있다.

역세권 청년주택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물량 자체가 적은 만큼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50%를 넘는 가구 구성원은 결국 민간임대 밖에 신청할 수 없는 셈이다. 결국 서울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청년들은 주변 최고 시세 수준의 고급주택을 비교적 싼 임대료에 살 수 있는 혜택 밖에 받지 못하게 됐다

다만 서울시가 지원 수준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를 넘는 가구 자녀들에게 지원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 혈세를 함부로 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역시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낮아 청년층의 거주에 혜택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시장 전문가는 "서울시는 고급 주택을 유사 주거상품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셈"이라며 "시가 해야할 일은 웬만큼 괜찮은 주택을 싼 값에 임대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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