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2%에서 2.0%로 하향수정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2%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시장 안팎에선 정부가 올해 2%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2%대 성장률 사수를 위해 막판 재정을 쏟아부은 효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올해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 자리에서 "지난 7월 전망 이후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를 고려한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은 2.0%,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대비 0.2%포인트(p) 낮춘 이유에 대해선 "당초 예상보다 수출 투자가 부진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국내 경기 흐름에 대해선 조심스럽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으로 생각한다. 앞으론 다소 등락은 있을 수 있으나 큰 흐름으로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1.29 alwaysame@newspim.com |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2%로 제시했다. 한은은 올 들어 3번이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조정까지 합쳐 올해 4번 수정했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내렸고, 4월 2.5%, 7월 2.2%로 잇따라 내렸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한은은 기존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추가 하향조정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정부도 올해 2%대 성장률을 지켜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한은이 1%대로 성장률을 낮춰잡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올해 2.0%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한은이 먼저 1%대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았다"며 "올해 실제 국내경 제 성장률은 1.8~1.9%에 그칠 전망"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정부가 경제성장률 2.0% 사수를 위해 올해 막판 재정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 상반기 이미 많은 지출로 실탄이 떨어진 정부가 하반기 재정 지출 여력이 남아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2% 달성은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막판 재정투입을 많이하면 수지가 개선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사는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이다. 한은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추가 하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올해 성장률에 대한 기저효과가 얼마나 반영될지, 내년 경기 개선은 어느정도 이뤄질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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