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변인 시절 매입해 물의를 빚었던 흑석동 집을 팔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흑석동 집을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서 물의를 일으켰던 흑석동의 집을 팔겠다"며 "매각한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를 한 뒤 그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고양=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yooksa@newspim.com |
앞서 김 전 대변인은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27억원가량의 흑석동 재개발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지난 3월 대변인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조용히 팔아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데다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공개로 전환한다"며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계약을 마칠 것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OO부동산으로 연락을 달라"고 적었다.
김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부동산 안정'과 '개인적 명예'가 매각을 하는 두 가지 이유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어줘야 한다"며 "그런데 야당과 보수언론은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제가 먹기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지정 때 흑석동이 빠진 걸 두고 나의 영향력 때문이라고까지 표현한 게 대표적이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그런 공격은 계속 되풀이될 것 같아, 정부 정책에 내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매각을 결심했다"며 "나는 다시 무주택자로 돌아간다. 하지만 초조해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를 믿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내 개인적 명예도 소중했다"며 "지난 봄 청와대 관사에서 짐을 빼 이사를 할 때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결혼 뒤 열한 번째(이사)였다. 결혼한 지 25년이니 2년에 한 번 꼴로 이사를 다닌 셈이다. 이사가 잦다보니 아내가 시집오며 가져온 장롱은 문짝이 맞지 않고 곳곳이 너덜너덜해졌다. 이삿짐을 운반하던 분이 '버리는 것 아니냐'고 했을 정도다. 이렇게 평생을 전세살이를 했던 내가 어쩌다 투기꾼이 됐는지 한심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집을 판다고 주워 담을 수는 없겠지만, 나를 너무 욕심꾸러기로만 보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
김 대변인은 끝으로 지난 3월 흑석동 건물 매입 사실이 알려지자 '아내가 나와 상의 없이 결정한 일'이라고 해 '아내 탓을 한다'고 논란이 됐던 것과 관련해서도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내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그 중 가장 아픈 대목은 '아내 탓'을 했다는 것"이라며 "물러나는 마당이니 그 정도 한탄은 해도 되리라 생각했는데 (내가) 졸렬했다. 내가 잘못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거짓말쟁이로까지 몰아붙이지는 말아 달라"며 "내가 대출 서류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이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속였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아내가 흑석동 집을 잡기 위해 가계약을 하고 집주인에게 돈을 부치던 그 시각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 통화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 뒤 상황은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수 있기에 생략하겠다. 그저 '첫 단추를 잘못 끼웠구나'라고 이해만 해주셔도 고맙겠다. 내 말을 입증할 송금 기록과 모스크바 출장 중의 내 모습을 함께 올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글과 함께 송금 기록과 모스크바 순방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있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순방 당시 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