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 싸였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복수의 정계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지난 9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을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19.11.06 leehs@newspim.com |
이 자리는 당초 한‧미 간 에너지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대화가 안보 문제로 옮겨 가면서 해리스 대사가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대사가 '종북 좌파' 발언을 하자 여당의 한 의원은 "그 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형식에 맞지 않으니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그 이후 주제가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발언의 해석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발언이 해리스 대사 개인의 발언을 넘어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그간 한‧미 간 주요 이슈를 놓고 공개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립각을 세워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일례로 지난 19일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이 위원장을 주한미국대사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50억 달러는 2019년 분담금(약 10억 달러)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우리 정부는 이같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놓고 맹비난을 해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에게 초치돼 공식 항의를 받은 일도 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회장)은 해리스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비공개 회동 내용이 알려진 것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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