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주요뉴스문화

일본 AV 배우들 한국 유튜브 진출…성 상품화? 콘텐츠 일부?

기사등록 :2019-12-04 05:00

한국 유튜브 진출 늘어...10개월만에 구독자 57만명
가수 데뷔·광고 출연 등 한국 문화로 자리잡아
"미성년자 왜곡된 성인지 우려...성 상품화도 문제"
"성인이 성인물 소비하는 것...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일본 성인비디오(AV) 유명 배우들이 잇따라 한국 유튜브에 진출, 인기를 끌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선정성을 강조한 성(性) 상품화라는 일각의 우려에 유쾌한 성인용 콘텐츠의 일부일 뿐이라는 반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10개월 구독자 57만명...아이돌 가수 데뷔까지

4일 구글 유튜브에 따르면 일본 AV 배우인 시미켄이 운영하는 '시미켄TV'는 지난 2월 5일 첫 동영상을 게시한 후 현재까지 구독자 57만2000명을 끌어 모았다. 또 다른 AV 배우인 메구리는 첫 동영상 게시 2개월만에 구독자 19만7000명, 오구라 유나는 9개월만에 구독자 26만9000명을 각각 달성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1년이 안 된 시기에 다수의 구독자를 끌어모은 일본 AV 배우 시미켄. 2019.12.03 hakjun@newspim.com [사진=시미켄TV]

일본 AV 배우들은 한국용 콘텐츠를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AV 업계와 성을 주제로 한 동영상도 있지만, 한국에서 유행하는 '드립'을 하고 먹방(음식 먹는 방송)과 게임방송을 한다. 어릴적 사진을 공개하거나 평범한 연애 이야기부터 운동하는 모습 등을 담은 브이로그(Vlog)도 눈에 띈다.

단순히 유튜브에만 진출하는 게 아니다. 일부는 국내에서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고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상품까지 출시했다. 한국 문화·산업에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모양새다.

AV 배우 미카미 유아는 지난 3월 국내에서 '허니팝콘'이란 이름의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다. 또 다른 AV 배우 츠보미는 국내 성인용품 전문점 '바나나몰'과 함께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 '아르카'의 광고 모델로 발탁된 바 있는 시민켄의 이름을 딴 단백질보충제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 "성 상품화 우려...사랑 없는 쾌락만 강조될 수 있어"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 상품화의 대명사인 일본 AV 문화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불거질 각종 문제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V 배우들이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만큼 성이 상품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튜브가 미성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인 만큼 청소년들이 '사랑 없는 쾌락'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성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본의 AV 배우의 한국 아이돌 데뷔를 반대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이돌 스타가 팬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성인비디오 배우를 금지하는 나라에서 성인비디오 배우 출신이 아이돌로 데뷔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일본 AV 배우의 국내 아이돌 가수 데뷔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2019.12.03 hakjun@newspim.com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이어 "성인 배우의 아이돌 데뷔라는 선례를 만들어 다른 성인 배우들의 아이돌 데뷔가 이어지면 다른 여자 아이돌과 가수 또한 성적으로 소비되고 취급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특히 "현재 미투운동으로 성범죄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며 "젠더권력을 없애기 위해 싸우고 있는 많은 여성들과 국민들의 시국에도 반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일부 시민들은 AV 배우들의 유튜브 채널을 지속적으로 신고하고 있다. 현재 일부 AV 배우들 채널에는 일명 '노란딱지'가 붙어 수익 창출이 금지됐다고 한다. 노란딱지는 콘텐츠가 유튜브 약관에 위배됐을 경우 붙는 노란색 달러 아이콘이다.

◆ "성인이 성인물 소비하는 것...인식 변해야"

반면 성문화를 금기시하는 철 지난 규제와 인식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이도 적지 않다. 성인이 성인물을 소비하는 게 왜 문제냐는 것이다. AV 배우 채널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방송이 생각보다 선정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오히려 성인물 배우라는 인식 때문에 무조건 배척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을 뿐 유익한 콘텐츠가 많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일부 방송은 성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지만 벗방(벗는 방송)은 하지 않아 극단적인 선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 AV 업계나 자신의 성 경험담을 소개하는 정도다. 성인물에서 연출된 성관계와 실제 성관계의 차이점을 다룬 '성교육' 콘텐츠도 있다. 

시미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대해 "소중한 성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우리 모두가 건강한 성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건전한 정보만을 공유하는 밝고 재미있는 채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메구리가 출연하는 영상에는 "주제가 성과 관련된 것일 뿐 아주 건전하고 유익한 방송이다", "최근에 본 유튜브 중 제일 유익했다", "많은 걸 배워간다", "뭐가 이렇게 교육적이냐" 등 댓글이 달렸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의 한 성인용품점 /뉴스핌DB

대학생 A(29)씨는 "처음에는 신기해서 보다가 성이란 주제를 가지고 유쾌하게 얘기하는 게 재미있어 자주 보게 됐다"며 "오히려 국내 인터넷 방송의 일부 '여캠'들이 더 선정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AV 배우 채널들이 지속적으로 신고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배우들이 종사하고 있는 분야와 직업을 비정상이라거나 천박하다고 간주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각 나라 법에 맞게 합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B(28)씨는 "성산업도 산업"이라며 "한국에는 성인을 위한 콘텐츠가 전무하기 때문에 일본 성인물이 한국에 유입됐을 때 순식간에 잠식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hakju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