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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청년주택2.0계획에 건설업계 냉담.."사업성 더 나쁘다"

기사등록 : 2019-12-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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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매입형 매입가격·일부분양형 분양가격 모두 시세 이하 전망
민간 사업자만 쥐어짜는 형태 될 것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인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역세권 청년주택 2.0계획'을 발표했지만 건설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사업자의 애로 사항도 해소한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지만 이대로라면 결국 사업자를 '쥐어짜는' 형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기업과 같은 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반 사업자들은 참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시가 발표한 '역세권 청년주택 2.0'계획이 시행되면 청년주택을 짓는 민간사업자의 사업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세권 청년주택2.0'계획은 사업 방식을 다양화해 민간사업자의 참여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금은 서울시내 지하철이나 수도권 광역전철 역세권에 역세권 청년주택을 지을 때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연면적 비율) 인센티브를 받고 대신 전체 공급 물량의 16~20%를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공급확대와 주거 품질 제고를 위해 ▲SH(서울주택도시공사) 선매입형 ▲일부 분양형 두가지 사업유형을 추가로 도입했다. 사업자에게 선매입과 분양 허가를 해주는 대신 민간임대 특별공급 물량의 임대료는 현행 주변 시세의 85%선에서 50% 이하로 내리고 공급량도 지금 전체 물량의 16~20% 선에서 최대 50%까지 늘리는 게 시의 이번 역세권 청년주택 2.0계획의 핵심이다.

우선 SH 선매입형은 전체 공급주택의 20% 기부채납 물량 외 30%를 SH공사가 사들인 후 이를 시세의 50% 선에서 임대하는 방식이다. 선매입을 해준 대신 사업자는 민간임대 물량의 20%를 시세 50%선의 민간임대 특별공급분으로 임대하고 나머지 30%만 주변 임대시세 95%이하로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물량의 70%가 시세 반값 임대료로 공급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또 일부 분양형은 전체 공급주택의 30%를 분양하고 대신 민간임대 특별공급물량을 전체의 20%로 늘리고 이를 주변 임대료의 50% 수준에서 공급해야한다. 이 경우 공급물량의 40%가 시세 반값이 된다는 논리다.

[서울=뉴스핌]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2.0 사업 유형 [자료=서울시] 2019.12.03 donglee@newspim.com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민간사업자의 사업 부담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서울시가 주력 사업 유형으로 꼽은 선매입형 유형에서 매입 가격은 감정평가가격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가구당 최대 2억3000만원선이 매입가격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서울시에 지원하는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가격은 '신혼부부I'형의 경우 2억3000만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주택 매입비용은 SH공사가 철저히 감정평가를 한 후 결정한다"며 "40㎡ 주택 기준으로 2억3000만원이 기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애초 계획대로 8만가구의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할 경우 약 5000가구 가량이 선매입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선매입 비용은 원가 수준에 머물 것이란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최근 분양된 서울시내 도심부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격은 전용면적 15~20㎡기준 2억원을 넘고 있다. 오피스텔 가격에 거품이 많이 붙어 있다고 가정해도 전용 40㎡ 물량을 2억3000만원에 매입하는 것은 원가를 겨우 건지는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이야기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지금 건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공급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고급성을 갖추고 있어 전용 40㎡ 물량을 2억3000만원에 매각할 수 없다"며 "결국 SH선매입형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한다면 저렴한 주택을 지어 시에 매각하는 방법 밖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양형 역시 맹점이 적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의 이야기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택 규모가 적어 직접 거주하는 사람보다는 임대사업을 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한 건물의 주택 가운데 절반이 낮은 임대료로 살고 있는 가운데 시세에 맞춰 임대사업을 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분양형은 고급성을 갖추고 임대형은 가격에 맞춰 저렴하게 짓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시는 선매입형과 일부 분양형 유형 모두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매입가격과 분양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지 않은 서울 강북지역에 짓는 역세권 청년주택도 분양가 상한제에 맞춰 분양가를 산정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2억3000만원도 받지 못할 역세권 청년주택이 대거 양산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계획에 맞춰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정부나 서울시 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부 분양형도 수익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워 사업에 참여할 마음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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