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오는 10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결국 최고위 결정에 한 발 물러났다.
나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에게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물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황 대표를 포함한 당 최고위원회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의원총회의 안건을 원내대표 재신임에서 '국회 협상 경과 보고'로 변경했다.
한국당 당규 제 24조에 따르면 원내대표의 임기는 선출된 날로부터 1년이다. 하지만 남아있는 국회의원 임기가 6개월 이내인 때에는 의원총회의 결정에 의해 국회의원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 및 국가안보위원회 긴급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11.01 kilroy023@newspim.com |
나 원내대표의 경우가 그렇다. 내년 4월 총선이 있어 20대 국회의원들의 임기는 5월 29일부로 끝난다. 나 원내대표도 이런 계산에 따라 본격적인 원내대표 경선 국면에 들어가기 전 의원들에게 의총에서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지난 3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불과 6시간도 지나지 않아 당 최고위원회의는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히면서 나 원내대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최고위 결정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던 나 원내대표는 예정대로 재신임 이날 의원총회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전 중 급하게 안건을 변경했다.
앞으로도 나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재신임 여부를 물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일단 문자상으로 보면 원내대표가 안건을 변경했으니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봐야하지 않겠냐"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 여부를 따로 묻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변수는 있다. 일단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당 최고의결기구인 의원총회의 권한이다. 최고위원회의 권한이 아니라는 얘기다.
나 원내대표 역시 지난 3일 최고위 결정 이후 주변에 "이는 최고위의 의결 사항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에서도 당 대표가 월권행위를 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의원총회 안건을 '재신임'으로 둘 경우 의원들이 의총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반(反) 황교안'으로 비춰질 수 있어 전략적으로 안건을 변경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 그리고 의원들의 발언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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