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 행진 중인 외국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종목이란 평가에 더해 향후 호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현재까지 20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누적 순매도 규모는 4조9822억원으로 거의 5조원에 이른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8419억원), SK하이닉스(-6605억원), 삼성전자우(-1155억원), NAVER(-886억원), 현대차(-1451억원), 현대모비스(-481억원), 셀트리온(-2391억원), LG화학(-895억원), 신한지주(-260억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대부분 팔아치우며 보유규모를 줄여나갔다.
최근 3개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무섭게 팔아치운 외국인이 유일하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76억원어치 샀다. 외국인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 10월 이후 약 30% 상승, 현재 4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자연스레 시가총액 순위도 9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바이오 대장 자리를 놓고 겨루던 셀트리온은 멀찌감치 밀려났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한 만큼 빠른 실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국 바이오 중 가장 안정적으로 투자할 종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의 1조원대의 기술수출이 우리 시각에서는 큰 규모이지만 세계에서 바라볼 땐 아니다"며 "더구나 코스피가 외부 영향에 쉽게 흔들리면서 펀더멘털이 약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한 번 잭팟이 터지는 종목에 관심이 없다. 실적 전망이 확실하다고 보는 기업에 투자가 더 이뤄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의료보험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며 "삼성바이오는 세계 1위 규모의 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고, 최근에 양질의 공장 생산 라인을 깔았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빅파마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내년, 내 후년 실적이 좋아지는 게 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에 투자를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빗장이 풀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23개지만, 매출이 미미한 상태다. 오리지널 제약사의 리베이트에 가로막혀 미국 보험사 등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가 최근 바이오시밀러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MO는 지난해 3공장 완공으로 총 36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발 CMO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10년 내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만 약 100조원을 상회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바이오젠의 치매치료제 FDA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점도 주목된다. 바이오젠은 FDA와 논의해 2020년 바이오신약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계획이다. 품목 허가를 받는다면 블록버스터 의약품 등극은 확실시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상세한 결과를 오는 7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CTAD(알츠하이머병 임상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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