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타다울 거래소에 내주 상장하는 세계 최대 정유 기업 아람코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소멸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람코는 5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공모가를 예상치 상단인 주당 32리얄(8.53달러)에 확정했다. 이에 따른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1조7000억 달러로 측정됐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을 뛰어넘는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상장을 추진한 모하메드 빌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당초 예상했던 기업가치 2조 달러에 미치지 못하면서 CNBC, 로이터 등 외신에서는 '속 빈 강정, 반 쪽짜리 상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를 모았던 아람코 상장 이슈가 큰 파장을 불러오지 못하자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5일까지 21 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를 이어갔다. 거세지는 외국인 매도세 원인으로 MSCI 지수 리밸런싱과 아람코 상장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지난 5일 MSCI 리밸런싱 결과와 현지시간 5일 아람코 공모가가 발표되면서 관련 이슈의 영향력이 사그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람코 이슈는 이미 우리 증시에 반영되어 더 이상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아람코가 큰 기업이긴 하지만 상장을 사우디에 하면서 접근 자체가 제한적이라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가격도 예상했던 금액 내에서 크게 움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매도 압력이 있다고 치더라도 단기에 소화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공모 청약을 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를 비적격 투자자로 분류해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 펀드에 투자하거나 적격 투자자와 아람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사우디 리얄화로 표시되는 스왑계약(계약조건에 따라 일정시점에 자금흐름의 교환을 통해 거래) 등을 체결해 투자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는 주관사에 포함되지 않아 국내 투자자의 접근은 더욱 제한적이다.
한편 아람코에 대한 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이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람코는 현금 흐름이 많고 원유 보유고가 타사대비 월등하다"며 "글로벌 오일 메이저 기업이 9~17년 정도 채굴 가능한 원유가 있다면 아람코는 52년 정도 채굴 가능해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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