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정기국회에 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하기로 합의 처리했지만, 의원총회에서 해당 안건 추인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철회 논의는 잠시 넣어두고 예산안 심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합의에 따라 필리버스터 합의도 바뀔 수 있는지를 묻자 "합의 문구에 따르면 4+1 협의체 내용을 전부 원상회복하고 예산을 심사한다는 전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때문에 당연히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전제 아래 당장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예산안 심사에 돌입할 것"이라며 "다른 법안은 예산안 처리가 된다는 전제하에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심재철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2.09 kilroy023@newspim.com |
김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이른바 4+1 협의체가 예산안을 가지고 어떤일들을 해놓았는지 우리가 먼저 파악하고, 예산안을 합의처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검토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회의가 10일로 예정되어 있는만큼 그 전까지 예산안이 마련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김 정책위의장과 심 원내대표 모두 "불가능하지 않다. 열심히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당초 관심이 쏠렸던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 대신 예산안 심사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필리버스터 철회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앞서 "원내 교섭단체 간 잠정 합의해온 내용으로 어떻게 처리하면 될 지 집중해서 말해달라"며 의원들의 의견을 구했다. 그러나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의원총회 중 이따금씩 먼저 자리를 빠져나온 의원들 모두 추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성중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철회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는 등의 얘기가 있었다"라며 "지금 합의안대로면 상대에게만 꽃길을 깔아준 것. 굳이 철회부터 해 줄 것이 뭐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곽상도 의원도 "필리버스터 철회를 미리 공식화 할 필요가 있나"라며 "10일 본회의에서 우리가 말 안하고 철회하면 되는 것인데 굳이 공식화해서 수그리고 가는 모양새를 보일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본회의가 열리는 10일까지 여야의 관심은 예산안 심사에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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