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이서영 기자 =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의 첫 협상 결과가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로 뒤집혀질 위기에 놓였다.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협상 결과가 반나절 만에 엎어질 상황에 처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무책임한 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기국회 종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계제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9일 오후 이인영 민주당·심재철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본회의 개의를 위한 협의 사항을 두고 담판을 지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심재철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9 kilroy023@newspim.com |
민주당과 문 의장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을 정기국회 내에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후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사항을 보고했다. 문제는 한국당 의총에서 불거졌다.
심 원내대표가 들고 온 합의 조건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해당 안건에 대한 추인이 불발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한국당의 입장이 관철되는지를 지켜보고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재원 한국당 신임 정책위의장은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합의에 따라 필리버스터 합의도 바뀔 수 있는지를 묻자 "합의 문구에 따르면 4+1 협의체 내용을 전부 원상회복하고 예산을 심사한다는 전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이른바 4+1 협의체가 예산안을 가지고 어떤 일들을 해놓았는지 우리가 먼저 파악하고, 예산안을 합의 처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검토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가 도출한 예산안 수정을 그대로 인정한 상태에서 한국당이 예산안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처럼 당초 관심이 쏠렸던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 대신 예산안 심사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의총에서 의원들이 필리버스터 철회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도 "필리버스터 철회를 미리 공식화 할 필요가 있나"라며 "10일 본회의에서 우리가 말 안하고 철회하면 되는 것인데 굳이 공식화해서 수그리고 가는 모양새를 보일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은 한국당 의총 직후 논평을 통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철회 결정을 보류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예산안의 합의 처리는 나머지 약속 이행의 전제 조건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내일 약속대로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11월 29일 본회의 안건 199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민식이법, 데이터 3법 등 비쟁점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