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여성 래퍼 키디비(28·김보미)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블랙넛(30·김대웅)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12일 오전 10시 10분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블랙넛과 키디비(오른쪽) [사진=저스트뮤직,뉴스핌DB] |
블랙넛은 2017년 4월 발표한 '투 리얼(Too Real)',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 등에서 키디비를 겨냥한 가사를 사용해 키디비로부터 고소당했다. 그는 또 네 차례 공연에서 키디비를 직접 언급하면서 추가 기소됐다.
블랙넛은 재판 과정에서 힙합의 '디스(disrespect·상대방을 공격하는 힙합의 하위문화 중 하나)' 문화이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노래에서 피해자를 키디비로 특정하지 않았고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성적 매력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같은 블랙넛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블랙넛은 1·2심 모두 징역형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원심 재판부는 특히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국민의 중요한 권리로 두텁게 보호돼야 하지만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일방적인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비하하거나 직설적 욕설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화예술 행위와 달리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만 특별히 그와 같은 표현이 정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 역시 이같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은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 표현들이 음악적 맥락에서 언급한 것이 아니고 힙합 형식을 빌렸을 뿐 성적 희롱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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