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기존 관세의 인하 및 15일 추가 관세 철회 방안을 제시, 양국의 1단계 무역 협상이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까지 협상을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탄핵 정국 속에 전면전보다 실리를 취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공은 중국으로 돌아갔다. 통 큰 양보와 함께 미국이 요구한 조건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1단계 합의 성사가 달렸다는 분석이다.
◆ 미국 협상 보따리 뭘 담았나 =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협상 팀이 중국 측에 기존 관세 인하 및 추가 관세 철회를 제시하며 농산물 대량 구매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역시 이 같은 소식을 전하고, 조만간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총 3600억달러 물량에 시행 중인 25%와 15%의 기존 관세를 최대 절반 가량 떨어뜨리는 한편 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중국이 고집스럽게 요구했던 관세 철회에 양보하는 대신 미국은 농산물 대량 구매를 주문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에 구체적인 농산물 수입 규모를 1단계 합의안에 명시하는 한편 향후 구매 일정 역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매 분기마다 중국의 약속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농산물 구매가 10% 이상 줄어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한 이후 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현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상안은 최근 5일 사이 전달, 논의가 이뤄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추가 관세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막판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 트럼프-시진핑 윈윈? 中 요구 사항 수용할까 = 투자자들의 시선이 중국의 결정에 고정된 가운데 관세 철회와 농산물 대량 구매를 맞바꾸는 내용의 합의가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윈-윈'하는 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 대두 농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일부를 양보하는 대신 농산물 대량 수출이라는 카드를 확보, 내년 대선 표밭을 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이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다시 인상한다는 내용을 명시, 향후 압박 수단 역시 살려 놓았다는 해석이다.
시 주석의 경우 1단계 무역 합의의 최우선적인 조건으로 제시한 기존 관세 철회를 이끌어내는 셈이다. 관세 충격에 하강 기류를 타는 중국 실물경기를 살려야 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합의 명분이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중국의 최종 결정은 지켜봐야 할 문제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과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와 회동한 뒤 중국이 연간 400억~500억달러 물량의 미국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은 이를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수입 규모는 전적으로 중국의 수요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브라질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싼 가격에 공급되는 미국 농산물을 요구하는 만큼 사들였다가는 중국 관련 업체가 상당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국 협상 팀은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있어 이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중국과 '빅 딜'이 임박했다"며 "그들을 합의를 원하고 있고, 우리도 이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오후 2시30분 고위 정책자들의 회의를 갖고 중국과 무역 합의에 대한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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