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당국이 내년도 경제운영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대외 리스크에 대응해 안정적인 경제 운영에 초점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과 급격한 경기둔화로 인해 2020년도 경제성장률이 6%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번 회의 결과에 더욱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지도부가 3일간 열린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리스크 요인 상쇄를 위해 경제 안정에 주안점을 둔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경기 하강에 대응해 온건한 통화정책과 적극적 재정 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공급측 개혁'과 같은 경제 구조 개혁을 지속하면서 온건하고 질적인 경제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동안 구조적인 부채 감축(디레버리징)에 역점을 둔 것과 달리 당국은 2020년엔 무리한 디레버리징과 과감한 '돈 풀기'와 같은 인위적 조치 대신 안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이와 관련해 류위안춘(劉元春) 인민대 교수는 "현재 경기 하강 국면은 경제의 구조, 체질, 주기성 등 요인이 합쳐진 결과이다"며 "과도한 유동성 공급 대신 경기 하강 흐름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샤오위(邵宇) 둥팡(東方) 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 당국은 국내외 경제 형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고, 단기적으로 비교적 온건한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라 중국 경제의 구조 개혁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적극적 재정 정책을 통한 인프라 투자 확대도 이번 회의에서 언급됐다. 당국은 인프라 구축 투자를 통해 급속한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샤오위(邵宇) 둥팡(東方)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이번 회의에서 쓰촨성과 티베트 자치구를 잇는 '촨짱철도'(川藏鐵路)와 같은 대형 인프라 사업이 언급됐다"며 "새로운 감세 정책이 없지만 인프라 건설이 확대되면 재정 지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융쥔(張永軍)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연구원은 "지난 2019년 대규모 감세 정책 실시 이후 2020년엔 추가로 감세 정책을 추진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정부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서 합리적인 수준의 재정 적자율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목이 쏠렸던 2020년 정부의 경제 성장 목표치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회의가 끝난 뒤 공표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6% 내외로 전망했다.
장융쥔(張永軍)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연구원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놓은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종합하면 개인적으로 2020년도 GDP 성장률은 '5.5%-6% 구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분석했다.
샤오위(邵宇) 둥팡(東方) 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오는 2020년까지 GDP 규모를 2010년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란 중국 지도부의 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 성장률 하한선은 5.8%-6% 구간이다"고 밝혔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