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보수단체 시위대가 16일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해 소동을 빚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시위대 수백명은 이날 오전 11시경 자유한국당의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앞두고 국회로 난입했다.
시위대는 '공수처법 날치기 결사반대' '좌파독재 현장' '불법예산 날치기' '친문농단' 등의 피켓을 들고 "국회 해산" "문희상 의장 사퇴" 구호를 외치며 국회로 밀려 들어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 등을 손에 들고 본청 주변을 행진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16일 국회의사당 본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19.12.16 sunup@newspim.com |
국회 사무처는 이들의 진입을 제지하기 위해 각 출입문을 폐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폐쇄된 출입문을 뚫고 들어와 본청을 에워쌌다. 강제 진입을 시도하다 국회 방호원들에게 제지 당한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집회 참가자들에게 "국회 주인은 국민이다. 주인이 낸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온다는데 국회 문을 걸어잠그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문희상 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내자"며 "한국당이 수적으로 부족하나 여러분이 도와주면 함께 싸워 이겨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우리가 주인이다" "문 열어라"는 구호를 앞장서서 외치기도 했다.
오후 2시 현재 국회 본청 전 출입문은 통제된 상태다. 의원회관 출입로 역시 통제됐다. 시위대는 세시간 넘게 부부젤라를 불거나 북·꽹가리 등을 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상황과 관련 "오전엔 외곽 5문, 본청 후면 출입을 허용했으나 지금은 시위대가 더 이상 출입하지 못하도록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며 "단계별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들어온 사람은 내보낼 수 없어서 이들이 해산할 때까지 비상태세"라고 덧붙였다.
보수층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날 예정된 본회의 개의도 불투명해졌다. 문 의장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은 심재철 원내대표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보다시피 민생·개혁법안 처리에 관심은 없고 국회를 난폭하게 유린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회의 광장은 민의의 정당으로서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당이 만드는 잘못된 정치 분위기를 통해 국회 본청에 대한 진입을 시도하는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기본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한국당이 (이를) 책임있게 직시하고 국회 정상화 과정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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