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가가 본격적인 탄핵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8일(현지시간) 예상되는 하원에서의 탄핵 표결을 계기로 내년 1월 상원 탄핵 심판까지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에 반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면서 연말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자청, 상원에서의 탄핵 심판을 위해 믹 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4명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기자 회견을 통해 바람몰이에 나선 셈이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민지현 기자 =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16. |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불명예스럽게 쫓겨난 볼턴 전 보좌관이 '작심 증언'에 나설 경우 탄핵 정국을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슈머 원내대표의 요구는 하원에서의 탄핵 가결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수적으로 열세인 상원에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오는 18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당내 일부 이견이 감지되지만 민주당이 하원의 안정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이날 가결될 전망이다.
이 경우 탄핵 전쟁의 무대는 최종 탄핵 심판이 이뤄지는 상원으로 옮겨지게 된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백악관과 공화당은 1월 초에 탄핵 심판을 신속히 종료시키는 '속전속결'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을 둘러싼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고 대대적인 역공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도 최근 방송 출연을 통해 "백악관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상원에서의 탄핵 심판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따라서 공화당은 슈머 원내대표의 추가 증인 요구를 일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공화당 지도부가 상원 탄핵 심판에서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거나 증거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밖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뇌물 수수 와 사기 등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 포함된 하원 법사위의 '탄핵 보고서'를 전격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보고서는 "모든 것을 종합하면 탄핵소추안은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리의 국가 안보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그리고 견제와 균형 시스템보다 우위에 뒀다는 혐의를 제기한다"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당해 직에서 축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맞서 트위터를 통해 이번 탄핵 소추의 빌미가 된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탄핵 사기극은 미국 정치사상 최악의 사기"라고 반박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