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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 "미국, 내년 대선 후 무역전 재개 가능성 크다"

기사등록 : 2019-12-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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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무역협상, 미국의 다급한 필요 때문에 이뤄져
미국 양보보다 얻은 것 더 많아, 중국 합의 이행 난항 예상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발표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결과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합의에서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 견지해온 '구조적인 모순'의 일괄 타결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외견상 미국이 중국에 '양보'하는 모양새로 비쳤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반대로 미국이 내용 면에서 '절대 지지 않는' 합의를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합의가 미국의 다급한 필요 때문에 속성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봤다. 중국의 대미 협조 필요성이 떨어지는 내년 대선 이후에 미국이 무역 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지난 17일 위즈(余智) 상하이차이징(上海財經)대 경제학과 교수와 리궈강(李國剛) 국제법협회 국제 무역법 고문은 FT 중문망(FT 中文網) 공동 기고문을 통해 '미·중 양국이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로 세계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과연 합의 내용이 그렇게 기대를 할 만한 내용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사진=셔터스톡]

미국은 이번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지난 12월 15일로 예고했던 165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 방침을 보류했다. 또한 지난 9월 1일 부과한 12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7.5%로 인하했다.

중국은 미국이 '구조적인 문제'로 지목한 지식재산권을 포함, 기술이전, 금융서비스, 환율 관리 투명성, 무역 확대, 분쟁 해결 분야에서 일정 부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두와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도 약속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입 규모는 약 500억 달러(58조2000억원)에 달한다.

두 전문가는 이번 합의가 미국의 다급한 사정에 의해 이뤄진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재선에 나선 점을 대표적인 이유로 꼽았다.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미국 농민에게 커다란 경제적인 타격을 안겨줬다. 공화당 내 후보경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들의 지지는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에서 줄곧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강조해 왔다.

대신 미국은 지금까지 '중국과의 구조적인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농산물 수입을 관철시키는 대신 문제 해결 방식에서 타협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이번 합의가 '미국의 양보', 심지어는 '미국의 패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에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미국은 중국과 '절대 지지 않는' 합의를 맺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먼저 미국이 중국에 양보한 것이 얼마 없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예고했던 관세 조치를 보류하고 기존에 부과된 일부 관세율을 조정하는 '약간의' 양보를 했다.

대신 얻은 것은 많다. 중국은 미국이 구조적인 문제로 지목한 지식재산권 보호 및 강제 기술 이전을 포함한 경제 구조 개혁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이 경제 개혁을 추진하면서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조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식재산권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입법에서 시행 그리고 감독과 처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행정절차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중국은 이러한 작업을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동시에 진행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떠안았다. 미국과 약속한 일정보다 개혁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합의 이행이 더디단 이유를 들어 무역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력한 시점으로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끝나는 내년 말을 꼽았다. 중국의 대미 협조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대량 구매를 약속했다. 미국이 당장 필요로 하는 농산물 수입요구와 중국이 완벽히는 이행하기 어려운 경제 분야 개혁을 약속해준 셈이다. 기고문은 '중국이 농산물 구매라는 불필요한 부담을 졌다. 만약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가 약속한 것보다 적으면 미국이 여기에도 합의 불이행을 거론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승리'로 보이는 협상 외견과 달리 미국은 중국에 대한 여러 유리한 카드를 쥐고 있다. 기고문은 미국이 이번 합의에서 '절대로 이기는' 위치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미국의 이번 '작은 양보'가 '굴복'이나 '패배'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chu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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