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나스닥 지수가 장중 기준 6일 연속 최고치 기록을 세웠고, 블루칩과 대형주 역시 5일째 신고점을 갈아치운 가운데 월가의 옵션 트레이더들 사이에 헤지 움직임이 분주하다.
주식시장의 단기 급등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트레이더들은 주가가 갑작스럽게 급락하는 시나리오에 적극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일부에서는 뉴욕증시의 '나홀로 강세' 흐름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내년 해외 증시의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특히 신흥국이 유망하다는 주장이다.
18일(현지시각) 장 초반 나스닥 지수가 0.2% 가량 오르며 8838.81에 거래, 5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나타냈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각각 0.1% 선에서 동반 상승하며 고점을 또 한 차례 높였다.
이날 CBOE 글로벌 마켓에 따르면 월가의 옵션 트레이더들은 앞으로 수 개월 사이 뉴욕증시가 급락할 때 수익을 올리는 옵션에 공격 베팅하고 있다.
관련 옵션 수요를 반영하는 이른바 CBOE 스큐 지수가 최근 144.51까지 뛰었다. 이는 지난 10월 111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수치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뉴욕증시의 상승 질주가 지나치게 뜨겁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가가 예기치 않게 급락하는 이른바 '블랙 스완'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 주가 하락 베팅이 봇물을 이루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와 별도로 트레이더 알러트에 따르면 3월 만기 S&P500 지수 풋옵션 물량이 최근 64만8285계약까지 불어났다. 지난 8월 중순 30만계약을 밑돌았던 물량은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뛰었다.
BTIG에 따르면 풋옵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 상승을 겨냥한 콜옵션 대비 풋옵션의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어츠가 지난달 3월 만기 풋옵션에 10억달러 이상 베팅하는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헤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BTIG의 줄리안 에마뉘엘 주식 파생 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주가가 폭락했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하락에 헤지하기 위한 옵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코웬의 링 저우 주식 파생 전략가는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가파른 조정이 나올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 대통령 선거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 투자자들은 급등락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
3월 만기 풋옵션에 자금이 집중된 것도 대선과 무관하지 않다. 3월 초 뉴욕과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등 100여개 주에서 동시에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이 열리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을 전후로 증시가 난기류를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내년 주식시장의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은 대선"이라며 고객들에게 3월 주가 급락 리스크에 적극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월가는 올해 27% 폭등한 뉴욕증시의 상승 탄력이 내년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국 경제 성장이 회복, 뉴욕증시의 나홀로 강세장이 종료를 맞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
JP모간은 내년 신흥국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를 예상하고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루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전략가도 CNBC와 인터뷰에서 내년 신흥국 증시의 아웃퍼폼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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