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차기 기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기업은행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최근 행장 3명 연속 내부 인물에서 선임됐다는 점을 들어, 외부 출신의 행장을 반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인사추천위원회를 열어 최종 기업은행장 후보 2명에 대한 인사 검증 등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인사추천위는 매주 화요일 열리는데, 이번 추천위에선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한 내용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기업은행장 후보 2명에는 외부인사인 반 전 수석과 내부인사 1명이 포함됐다. 여기서 기업은행장 후보가 결정되면, 중소기업은행법상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다음 주 중 차기 기업은행장을 임명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수순이다.
반 전 수석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덕수상고와 국제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1기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원을 거쳐 기획예산처에서 차관까지 지냈다. 1990년대 초반 경제기획원 기획국 총괄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만드는 역할도 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일자리수석을 맡아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은성수 위원장보다 행시 6기수 선배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업은행 노조가 청와대를 향해 낙하산 100개를 던지며 '낙하산 인사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19.12.19 hkj77@hanmail.net |
기업은행 노조는 반 전 수석 등 관료 출신 외부인물이 행장에 선임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지난 1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청와대를 향해 낙하산 100개를 던지며 '낙하산 인사 반대 의사'를 표명한 기업은행 노조는 "기업은행장은 청와대 수석 재취업 자리가 아니다"며 "이번 시위는 노동계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 그리고 야당 시절에 그토록 반대하던 '관치금융'을 시도하는 민주당의 자기모순에 대한 분명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도 기업은행장에 낙하산을 내려 보내지 않았다"며 "청와대 출신 인사를 기업은행장에 내려보려는 것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분노하던 '인사 적폐'"라고 일갈했다.
노조는 청와대가 기업은행장으로 반 전 수석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총선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강행할 계획이다. 금융노조 차원에서 민주당과의 정책협력도 파기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기업은행장은 2010년 조준희, 권선주 전 행장부터 김도진 현 행장까지 3연속으로 내부 출신이 은행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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