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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한돌/구글-NHN] 한돌 '불계승'...'인간, AI 바둑 적수 안된다' 증명

기사등록 : 2019-12-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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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불완전한 인간'·'인공지능=인간 넘어섰다'가 증명된 한판
한돌, 기존 인공지능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
1승1패, 승부 원점...21일 전남 신안에서 3국으로 승부가려

[편집자] '바둑판의 풍운아' 이세돌 9단이 현역에서 물러납니다.  상대의 의표를 찔러 난전을 즐겼던 승부사. 평범을 거부했기에 인공지능(AI)을 극복한 세계 유일의 기사. 은퇴 이벤트도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AI와 의 재대결. 구글 '알파고'와 대결후 3년9개월만입니다. 국내 기술진이 만든 '한돌'과 세 판을 둡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세돌과 한돌의 대결'을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합니다. 인간과 AI의 두뇌싸움이란 측면과 알파고(구글)와 한돌(NHN)의 AI기술 대결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맞바둑은 확실히 달랐다. '더 이상 인간은 인공지능(AI) 바둑의 적수가 아니다'라는 바둑계 평가가 이세돌 9단 은퇴대국 두번째 판에서도 증명됐다.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NHN 한돌(AI)가 호선(맞바둑)으로 치뤄진 2국에서 이세돌 9단에 122수끝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부는 1승1패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는 21일 이 9단의 고향 전라남도 신안에서 열리는 3국을 통해 최종 승부를 가리게 된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이세돌 9단이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 배 이세돌 vs 한돌' 2국 대국에서 122수만에 돌을 던졌다. [사진=정윤영 기자] 2019.12.19 yoonge93@newspim.com

◆ '이세돌=불완전한 인간'·'인공지능=인간 넘어섰다'가 증명된 한판

2국은 인공지능의 완벽함 속, 이세돌 9단의 실수가 더해져 승패가 결정됐다.

이 9단은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다"며 "뒤로 받았어야 했는데..."라며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다. 너무 눈에 보이는 실수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돌과 맞바둑에서) 질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패배는 할 수 있다"면서도 "초반 너무 어처구니 없는 실수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돌은 초반부터 실수없이 이 9단을 매섭게 몰아 부쳤다. 

이날 해설을 맡은 조인선(프로4단) 바둑 국가대표 코치도 경기 중 "현재 모든 인공지능(AI)들이 한돌 승리 승률을 95%이상 나타내고 있다"며 "바둑은 공간을 차지하는 게임인데, 백을 쥔 한돌이 상당한 공간을 차지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이 필사적으로 받아치는 상황"이라며 "빠르면 30분이내 대국이 종료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효정(프로3단) K바둑 이사도 "인공지능이 잘하는게 수습(타계)"라면서 "이세돌 9단의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돌의 공격을 예의주시했다.

실제 2국 31수 이후 이세돌 9단 승률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한돌의 승률은 줄곧 95% 이상으로 우세를 유지했다. 

'한돌 아버지' 이창율 NHN 게임AI팀장의 표정에선 여유가 넘쳤다. 약 두달간 준비한 '접바둑'과 지난 2017년부터 머신러닝 학습으로 국내 바둑 탑(Top) 랭커를 모조리 꺽은 '호선'에선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이 팀장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특별히 기분이 좋다 나쁘다 보다, 좋은 승부가 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심정"이라고 짤막한 소감을 내놨다. 결과를 예상했다는 얘기다.

◆ 한돌, 기존 인공지능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

이날 한돌이 기존 인공지능과 다른 패턴으로 전개된 것도 흥미로웠다. 

조 코치는 "모든 인공지능은 '토끼와 거북이'처럼 경기를 하는 특성이 있다"며 "한돌 역시 토끼처럼 초반에 많이 달렸다. 하지만 바로 골인 하는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끼가 거북이를 기다리며 차이가 좁혀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인공지능이 승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공지능은 '방심하지 않는 토끼'라고 보면 된다. 그 결과 최종 승부도 1집에서 1집 반에서 결정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돌은 시종일관 공격을 했고, 이세돌 9단은 바둑돌을 던졌다. 기존 인공지능 패턴대로라면 장기전으로 양상으로 전개돼야 했지만, 한돌은 처음부터 끝까지 질주본능을 드러냈다. 

1국과 마찬가지로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되는 3국 승부는 오리무중이다. 이 9단이 '인공지능'을 염두해 둔 1국과 달리 3국에선 '이세돌 바둑을 두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 9단은 "1국은 인공지능을 이기는데 집중해, 전혀 이세돌다운 바둑을 두지 못했다"면서 "한돌은 접바둑에선 완성이 덜 됐다는 생각이다. 이기는 바둑보다는 마지막인 만큼 이세돌 답게 하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포부를 내놨다. 자신의 바둑스타일로 인공지능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것.

한편 3국은 1국과 마찬가지로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된다. 이 9단이 2점을 먼저 놓는 대신, 한돌은 7집 반을 덤을 받는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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