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구속 기로 놓인 조국…일가 의혹 피했지만 유재수에 발목

기사등록 : 2019-12-23 16:0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검찰개혁'의 적임자라 불렸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자신의 일가를 둘러싼 숱한 의혹에도 검찰의 수사망에 걸리지 않던 조 전 장관이 결국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으로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3일 조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6일 열린다. 검찰이 조 전 장관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검찰은 지난 8월부터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약 4개월에 걸친 수사 과정에서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동생 A씨, 5촌 조카 B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수사와 관련된 주요 혐의자들을 모두 구속한 셈이다.

다만 검찰은 그간 가족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강제구인 절차에 나서진 못했다. 관행상 부부를 모두 구속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만약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면 수사 동력 상실은 물론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도 있었다.

심지어 조 전 장관은 세 차례에 걸친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달 14일 첫 검찰 조사 직후 "혐의 전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정에서 모든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변수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검찰이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 비위 행위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이 중단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감찰이 중단됐을 당시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때였다. 민정수석은 특감반 감찰의 최종 책임자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 인물로 판단했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나섰다. 당시 핵심 인물들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특감반 관계자들의 입에서 "조국 민정수석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의 퍼즐이 서서히 맞춰지자 굳게 닫혔던 조 전 장관의 입도 열렸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6일과 18일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정무적 책임은 인정하지만 자신에게 법적 책임은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금융위원회 간부 시절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27 pangbin@newspim.com

결국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의 혐의를 입증할 이른바 '스모킹건'을 확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청와대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는 검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확률이 높다.

조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26일 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 판사에는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배정됐다. 권 판사는 지난달 27일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판사다.

 

sunjay@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